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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은 10일 밤(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비셀 고베와의 2020 ACL 8강전에서 연장전까지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지만 승부차기에서 6-7로 아깝게 패했다.
이로써 수원은 2018년(4강) 진출 이후 2년 만에 ACL 8강에 오른 데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외국인선수 한 명 없이 국내 선수로만 팀을 꾸려 조별리그를 통과하고 8강까지 오른 것은 분명 기대 이상의 성과였다.
이날 수원을 이긴 비셀 고베는 4강전에서 울산현대와 맞붙는다. 울산은 8강에서 베이징 궈안을 2-0으로 누르고 4강에 선착했다. 울산과 비셀 고베의 4강전은 13일 오후 7시에 열린다.
수원은 임상협과 고승범을 투톱으로 내세우고 장호익-민상기-양상민을 스리백으로 기용한 3-5-2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수비시 측면 윙백인 이기제와 김태환까지 밑으로 내려오면서 5백을 구축했다.
반면 비셀 고베는 4-2-3-1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브라질 출신 공격수 더글라스가 원톱으로 나섰다. 반면 바르셀로나 출신의 세계적인 미드필더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는 허벅지 부상 때문에 벤치를 지켰다.
수원은 전반 7분 기습적인 선제골을 터뜨렸다. 오른쪽 측면에서 고승범이 올린 크로스를 박상혁이 쇄도하면서 헤딩으로 살짝 방향을 바꿔 골로 연결했다. 박상혁은 165cm 단신이지만 빠른 스피드와 재치있는 위치 선정으로 헤딩골을 만들어냈다.
이후 수원은 중원에서부터 강한 압박을 펼치며 비셀 고베를 몰아붙였다. 하지만 전반 35분 위기가 찾아왔다. 비셀 고베의 역습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김태환이 앞서 달리던 상대 공격수를 밀어 넘어뜨린 것.
주심은 처음에 파울이 페널티지역 안에서 이뤄졌다고 판단했다. 김태환에게 옐로카드를 주고 동시에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하지만 VAR 판독 결과 파울은 페널티지역 바깥에서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페널티킥은 프리킥으로 판정이 바뀌었다. 대신 김태환의 카드는 노란색에서 빨간색으로 바뀌었다. 설상가상으로 프리킥 상황에서 빗셀 고베의 후루하시 쿄고에게 실점을 허용해 1-1 동점이 됐다.
이후 수원은 1명 부족한 상황이 되자 수비에 주력했다. 비록 경기 주도권은 내줬지만 탄탄한 수비를 앞세워 큰 어려움 없이 상대 공격을 막아냈다. 경기는 1-1 동점 상황에서 연장전으로 접어들었다.
수원은 연장 후반 비셀 고베에게 여러 차례 결정적인 실점 위기를 허용했다. 하지만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오는 등 수원에게 운이 따랐다. 수원도 연장 후반 막판 고승범의 슈팅이 골대를 때리는 안타까운 순간이 있었다.
연장전에서도 승부를 가리지 못한 두 팀은 승부차기에 모든 운명을 걸었다. 승부차기에서 승리의 여신은 수원 편이 아니었다. 양 팀은 6번 키커까지 모두 골을 성공시키며 팽팽하게 맞섰다. 하지만 7번 키커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수원 장호익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넘어갔다. 반면 비셀 고베의 후지모토 노리아키의 슈팅은 골망을 가르면서 피 말렸던 혈투는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