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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희는 최근 이데일리 스타in과 인터뷰에서 지난 3월 종영한 tvN 드라마 ‘마더’(극본 정서경, 연출 김철규)에 대한 소회를 털어놨다.
‘마더’는 학대 받는 소녀와 소녀의 엄마가 되기로 한 여자의 이야기다. 고성희는 극중 미혼모 자영 역을 맡아 어긋난 모성애를 연기했다. 홀로 딸 혜나(허율 분)를 기른다는 부담에 아이를 방치하거나 학대하는 상황에 이른 인물이다.
고성희는 “인물이 지닌 신경쇠약과 같은 면모를 표현해야 했다. 평소에도 그 감정을 유지해야 했다”고 말했다. “친구들도 안 만나고 자극적인 음식만 먹었다”는 그는 “하루에 두 끼씩 라면을 먹고 또 ‘불닭발’을 먹었다. 자신도 모르게 예민해졌고, 스트레스를 받다보니 매운 음식이나 탄수화물에 집착했던 것 같다”고 떠올렸다.
이처럼 자영은 한국 드라마엔 없었던 ‘엄마 캐릭터’였다. 캐릭터를 분석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장점도 있었다. 비교 대상이 없어 마음껏 표현할 수 있었다.
“감정이 가는대로, 동물적으로 표현했어요. 나중엔 개그 욕심이 생겼어요. 제정신이 아닌 사람처럼 괴기스럽게 보였으면 했어요. 시청자들도 흥미로워 했으면 좋겠다 싶었고요. 모니터링하면서 제가 아닌 것 같더라고요. 그런 성취감은 처음이었어요.”
실제 엄마가 아니란 점도 도움이 됐다. 함께 연기한 이보영, 이혜영, 전혜진 모두 워킹맘이었다. 이들의 주된 이야깃거리는 육아였다. 미혼인 고성희에겐 미지의 세계였다. 오히려 역할에 몰입할 수 있었다.
“자영은 혜나에게 일반적인 모성애가 없잖아요. 그래서 (허)율이에게 언니라고 부르라고 했어요. 친구 혹은 자매처럼 생각하고 연기했거든요. ‘엄마’라는 역할을 겪어보지 못해 그 부분은 수월했던 것 같아요.”
슬픈 드라마였지만 현장 분위기는 어느 때보다 따뜻했다. 특히 김철규PD는 OCN ‘아름다운 나의 신부’(2015)로 호흡을 맞춘 인연이 있었다. 지금까지 가깝게 지낼 만큼 잘 맞는 연출과 배우였다. 고성희는 “현장은 정말 좋은데 평소처럼 떠들고 즐길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없어 아쉬웠다”며 “새 작품인 KBS2 ‘슈츠’ 촬영에 앞서 1주일 정도 시간적 여유가 생겼다. 그때 엄마와 여행을 떠났는데, 그 시간 동안 자영을 떠나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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