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박재민 “꿈의 무대, 선수 아닌 해설위원으로 가문의 영광”

박미애 기자I 2018.02.23 06:00:00
박재민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승패도 중요하지만 스포츠에는 승패만 있는 게 아닙니다. 우정 사랑 노력 희생 만남과 이별 정말 많은 이야기가 있어요.”

2018평창동계올림픽이 끝을 향해 가고 있는 지금 KBS 스노보드 해설위원으로 활약중인 배우 박재민이 경기 결과와 더불어 과정에도 관심을 가져 달라며 한 말이다. 박재민은 이번 올림픽에서 스노보드의 전문적 지식을 위트를 곁들여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면서 이 종목에 관심이 없었던 이들까지 사로잡았다. 이후 그가 서울대 체육교육학과 출신으로 스노보드 서울시 대표로 선수 생활을 했으며 국제스키연맹(FIS) 스노보드 국제심판 자격까지 갖춘 화려한 스펙까지 알려지며 신뢰감을 얻었다. 박재민은 KBS 스포츠 중계를 하던 같은 대학 출신 선배의 대타로 지난해 동계아시안 게임 예선전 중계를 맡았고 그 인연으로 이번 올림픽의 해설위원을 하게 됐다.

무엇보다 그의 가장 큰 장점은 친근함이다. 선수들이 넘어지면 자신도 모르게 “아파요”라고 얘기한다. 선수들이 슬로프에서 느끼는 순간의 감정, 기분을 따라가며 중계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뱉어지는 표현이다. 실수도 인간적인 매력으로 보완한다.

“실수가 꽤 많은데 좋게 봐주셔서 몸둘 바를 모르겠어요. 스튜디오에 들어가면 일반 PC보다 작은 모니터 4개가 있거든요. 이 4개의 화면에 선수들의 경력이나 과거 모습 자료가 담긴 화면들을 보면서 중계를 하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어요. 때때로 바퀴 수를 틀리거나 하는 실수들을 하는데 그럴 때에는 시청자들에게 같이 세보자고 해요. 시청자들에게 해설을 한다기보다는 시청자들과 함께 중계를 하는 느낌입니다.”

올림픽은 선수들의 꿈의 무대고, 전 세계인이 지켜보는 큰 이벤트다. 한때 선수였던 그이기에 이번 중계의 의미는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체육교육학과 출신이고 운동선수였던 저한테 올림픽은 항상 꿈의 무대였고 사후세계처럼 갈 수 없는 곳으로만 여겨졌어요. 그런데 올림픽이라는 역사의 현장에 와있고, 화면에서만 봤던 인스타그램(SNS)에서 ‘좋아요’만 눌렀던 세계적인 선수들을 직접 만나 인사하고 이 모든 일들이 정말 멋진 경험인 것 같아요.”

올림픽 중계로 한 뼘 더 성장할 수 있었다는 박재민은 앞으로 작품 활동을 통해 대중과 더 많은 소통을 하고 싶은 바람이다. 지금까지 7~8 편의 작품에서 조·단역으로 얼굴을 비쳤다.

“해설자가 중계를 통해서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주고, 배우도 연기를 통해서 대중에게 감동을 준다는 점에서 두 영역의 접점이 있는 것 같아요. 그 접점을 고민하고 또 고민해서 작품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문제는 시험지를 펼쳤는데 쓸 답안지가 없을까봐 불안한데요. 끊임없이 도전해봐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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