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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정의 톺아보기]무한경쟁의 끝..무리수가 되다④

강민정 기자I 2015.02.07 08:05:05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삼둥이.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의도한 것일까 아닐까. 무한 경쟁의 끝에 무리수를 둔 순간들이 있다. 예능은 예능일뿐, ‘웃자고 한 일에 죽자고 덤비지말라’고 반박한다면 할 말은 없다. 다만, 대중이 느끼기에 참 ‘유치한’ 순간들도 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MBC ‘일밤’의 새 예능 ‘애니멀즈’. 코너 속에 등장하는 세 쌍둥이 판다는 ‘삼둥이’라 불리고 있다. 또 다른 코너 속에 등장하는 강아지의 이름은 ‘사랑이’다.

같은 시간대 경쟁하는 KBS2 ‘해피선데이’의 대세 예능 ‘슈퍼맨이 돌아왔다’. 배우 송일국의 아들 대한, 민국, 만세는 ‘삼둥이’로 사랑 받고 있다. 앞서 시청자의 인기를 독차지했던 추성훈의 딸 이름은 ‘추사랑’이다.

‘일밤’은 ‘해피선데이’보다 잘 나가던 시절이 있었다.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아빠 어디가’의 아류작이라 불린 때가 있었다. ‘아빠 어디가’가 시즌2를 시작하며 하락세를 걸었고,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추사랑에서 삼둥이로 이어진 시청자의 응원 속에 승승장구 중이다. ‘일밤’은 질투에 눈이 멀었던 것일까, 재미를 위한 설정이었을까. ‘화제의 출연자’ 이름을 낯선 동물에게 붙이며 반격을 가했다. 제작진은 아니라할지 몰라도, 시청자가 보기엔 웃음이 터지는 상황이다.

‘삼둥이’라 불리는 ‘일밤-애니멀즈’의 세 쌍둥이 판다.
△과유불급의 진리

SBS ‘정글의 법칙 with 프렌즈’ 제작진은 첫 방송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프로그램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케이블채널 tvN ‘삼시세끼-어촌편’과 비교에 당당했고, 두 프로그램 모두 얼굴을 비추게 된 손호준을 감쌌다.

하지만 PD의 발언은 지나친 자신감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이 상황이 (상대 프로그램 제작진에게) 미안할 일은 아니다”는 말을 반복했고, “사과를 해야 할 상황은 아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프로그램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하는 것은 좋지만 질타 섞인 여론이 분명 존재하는 상황에서 불쾌함을 줄 수 있는 태도였다는 지적도 나왔다. 게다가 이 PD는 “단순히 여행을 떠나는 것에 그치지 않고”라는 비교 발언을 통해 ‘삼시세끼’나 ‘꽃보다 청춘’ 등의 프로그램을 응원했던 팬들에게 오해를 사기도 했다.

‘정글의 법칙’과 ‘삼시세끼’ 포스터.
한 지상파 예능국 부장은 이데일리 스타in에 “제작발표회와 같은 공식적인 자리는 ‘우리 프로그램 잘났습니다’라고 대놓고 홍보하는 곳이다”며 “일부러 사기를 높이고 기대감을 키우기 위해 과장된 자신감을 보여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뭔가 석연치 않은 과정이 있었거나 논란 거리에 대한 해명이 필요한 자리였다면, 겸손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대중의 반감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었을 것”이라며 “‘웃자고 한 얘기인데, 심각하게 받아들이면 어쩌냐’는 생각일 수도 있겠지만 텍스트로 표현되는 것들이 얼마나 왜곡될 수 있는지 판단하는 것도 서로에 대한 예의를 지키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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