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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하위 혼전' 당신의 감독은 어떤 유형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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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우 기자I 2014.08.17 11:30:26
9개 팀 감독들이 지난 3월 미디어데이서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2014 프로야구가 막판 순위 싸움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보다 자세하게 표현하면 4위 한 자리를 놓고 벌어지고 있는 치열한 중.하위권 레이스로 관심이 이동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제야 말로 감독의 역량이 중요한 시기라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당장 경기의 맥을 짚고 이기는 길을 찾는 전략이 필요한 것은 물론이다. 여기에 지난 가을부터 시작된 선수 만들기의 효과가 이제는 나타나줘야 한다는 것이 또 다른 이유다. 전략가로서만이 아니라 육성의 성패가 주축 선수들이 지치거나 다친 현 시점에서 중요하게 발휘되기 때문이다.

일본 프로야구 대표 명장인 노무라 전 라쿠텐 감독은 팀이 필요로한 감독의 유형을 세 가지로 분류했다. 우선 육성형. 젊은 선수들이 많기만 한 것이 아니라 일정 수준의 성적을 꾸준히 내며 성과를 낸 팀이 보다 먼 미래를 생각할 때 적합한 감독이다.

두 번째는 실전형. 눈 앞의 승리가 필요한 팀에 적합한 감독이다. 단순히 포스트시즌만이 아니라 우승이 필요한 팀에 원하는 승리를 가져다 줄 수 있는 감독이다.

마지막은 두가지를 모두 갖춘 완전체다. 싸우면서 건설할 수 있는 감독이다.

그렇다면 4강이 사실상 확정된 삼성과 넥센, 그리고 NC를 제외한 나머지 6개팀엔 어떤 감독이 필요했을까. 그리고 그에 걸맞는 결과를 낼 수 있을까. 결과는 아직 아무도 예측할 수 없으니 팀의 사정과 감독의 매칭이 잘 이뤄져 있는지 한 번쯤 곰곰히 짚어보는 것은 어떨까.

△완전체형

사실 승부에 강하면서 육성까지 성공할 수 있는 감독이 필요하지 않은 팀은 없다. 다만 팀의 특성상 좀 더 이런 감독들이 필요한 팀은 있다. 2014시즌만 놓고 봤을 때 한화와 LG, KIA가 여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만년 하위팀으로 추락한 한화는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는 일정 수준의 순위 상승이 필요하다. 정근우 이용규 등 경험 많고 실력 좋은 FA 선수들을 영입한 만큼 이들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새로운 얼굴들을 만들어 내는 것 또한 필요했다.

LG는 지난해 11년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그러나 우승팀이 LG였던 것은 아니다. 안정적인 상위권 팀이 되기 위해선 꾸준한 가을잔치 경험이 필요하다. 양상문 감독이 바닥으로 추락한 팀을 맡으며 “5할 이상의 승률로 4강을 노려보겠다”고 선언했던 이유다. LG의 4강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또한 선수들의 육성도 필요하다. 주축 선수들이 고령화 현상을 겪고 있는 만큼 이들의 뒤를 이을 유망주 발굴도 함께 이뤄져야 했다. 어느새 유망주가 직업이 돼 버린 선수가 많은 팀의 특성도 고려해야 한다.

KIA는 다친 선수들이 많아 늘 어려움을 겪었다. KIA 역시 4강 이상의 성적이 절실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아픈 선수들의 관리와 그들이 빠졌을 때 구멍을 메워 줄 백업 자원의 성장이 반드시 필요하다.

△실전형

당장 성적이 필요한 팀들도 있었다.

롯데가 대표적이다. 만년 하위권이었던 롯데는 로이스터 감독을 영입하며 성적과 육성의 두 토끼를 한꺼번에 잡았다. 그렇게 만들어진 토양은 꾸준한 포스트시즌 후보로 팀을 탈바꿈 시켰다.

그러나 마지막 한 방이 부족했다. 롯데는 우승한 지 20년이 넘은 유일한 팀이다. 여기에 알짜 FA 보강도 이뤄졌다. 성적으로 말해야 하는 시기다. 승부처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SK도 성적이 필요하긴 마찬가지였다. 좋은 자원은 충분히 갖춰져 있다 .SK와 트레이드를 시도한 구단은 많았지만 정작 SK는 결단을 쉽게 내리지 못했다. 딱히 큰 구멍이 보이지 않았던 탓이다. 결과적으로 이 재료를 다시 최정상에 올려놓는 능력이 중요했다.

반대로 육성에 초점을 맞춘 운영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2000년대 말과 2010년대 초까지 최강팀으로 군림한 만큼 주축 선수들이 떠난 이후를 대비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 수 있었다. SK뿐 아니라 모든 팀의 평가는 올시즌이 끝나면 내려질 것이다.

△육성형

사실 트레이드 시장이 활성화 되지 않은 한국 프로야구 토양에서 전적으로 육성에 시간을 들일 수 있는 팀은 그리 많지 않다. 마음을 먹는다 해도 뜻대로 선수 수급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탓이다.

두산은 그런 관점에서 감독 선임의 순서가 조금 어긋났다고 볼 수 있다.

전임 김진욱 감독은 본인 스스로도 “2군 감독이 좋다”고 말하곤 했다. 객관적으로도 육성 능력에 대해 매우 좋은 평가를 받았다. 다만 그는 승부를 걸어 본 경험은 부족했다. 감독으로 보낸 시간은 지난 2년이 전부다. 우승이 꼭 필요했던 두산이 실전형 감독을 먼저 선임하고 이후 다른 길을 모색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계속 남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주축 선수들이 FA로 대거 떠난 지금. 현재의 두산은 너무 많은 것이 필요한 팀이 되어 버렸다.

모든 결과는 시즌이 끝난 후에 가려질 것이다. 현재의 감독들이 자신의 팀에 필요한 능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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