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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神' 앤더슨 실바, 미국 사이코도 굴욕시킬까

이석무 기자I 2012.10.13 11:40:04
UFC 153에서 대결을 벌이는 앤더슨 실바(왼쪽)와 스테판 보너가 계체를 앞두고 서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격투의 신’ 앤더슨 실바(37.브라질)가 자신의 체급은 미들급(84kg 이하)을 넘어 라이트 헤비급(93kg 이하)에 또다시 도전한다.

실바는 14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HSBC아레나에서 열리는 UFC 153에서 스테판 보너(35.미국)와 한판 승부를 벌인다. 이 경기가 주목할 만한 것은 미들급이 아닌 라이트헤비급으로 치러진다는 점이다. 물론 미들급 타이틀이 걸리지 않는 논타이틀 경기다.

UFC 13연승에 미들급 8차 방어를 이어가고 있는 실바에게 라이트헤비급 경기는 낯설지 않다. 이미 UFC에서 두 차례나 라이트헤비급 경기를 치러 모두 압도적인 KO승을 거둔 바 있다. 2008년 7월 제임스 어빈을 1라운드 1분1초만에 KO로 쓰러뜨린데 이어 2009년 8월에는 라이트헤비급 전 챔피언으로 정상급 실력을 인정받던 포레스트 그리핀을 1라운드에 KO로 꺾었다.

이긴 것도 그냥 이긴 것이 아니리 어른이 어린 아이와 싸우듯 그리핀을 완전히 농락했다. 실바의 펀치 한 방에 그리핀은 큰 대자로 옥타곤 바닥에 뻗어야 했다.

최근 실바가 이기는 장면을 보면 단순한 승리가 없다. 상대를 완벽하게 압도하면서 굴욕시킨다. 또는 격투기 역사에 남는 멋진 명장면으로 경기를 끝내곤 한다. 지난 차엘 소넨과의 두 번째 맞대결에서는 강력한 니킥으로 옆구리를 찍은 반면 지난 해 비토 벨포트와의 미들급 타이틀전에선 전광석화와 같은 프론트킥으로 관중들을 경악에 빠뜨리기도 했다. 그리핀과의 경기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보니 이젠 격투팬들도 실바의 승리 여부 보다는 과연 언제 어떤 신기한 기술로 승리를 이끌어낼지에 더 관심을 갖고 있다.

실바와 싸울 상대인 보너는 2001년 종합격투기에 데뷔해 15승 7패를 기록하고 있는 라이트헤비급의 베테랑이다. 몸을 사리지 않는 화끈한 혈전을 펼쳐 ‘아메리칸 싸이코’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전설의 칼슨 그레이시에게 전수받은 주짓수와 자신보다 한 수 위인 강자와의 난타전에서도 물러서지 않고 밀어붙이는 투지가 빛나는 선수다.

하지만 그것은 자신과 비슷한 수준의 선수와 싸울 때 얘기다. 실바는 객관적인 실력에서 보너에 몇 수 위다. 보너가 UFC 데뷔전에서 치열한 명승부 끝에 판정패했던 그리핀을 농락했던 주인공이 바로 실바다. 보너도 실바에게 어떤 굴욕을 당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현지 전문가들이나 스포츠 베팅업체들도 보너의 승리를 점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한 베팅업체가 내세운 배당률을 보면 실바는 -1300인 반면 보너는 +850이다. 즉 실바의 경우 100달러를 벌기 위해 1300달러를 걸어야 하는 반면 보너는 100달러를 걸면 850달러를 딸 수 있다는 의미다. 물론 실바를 꺾어야 가능한 일이다.

우열이 극명하다고 해서 경기가 시시하진 않다. 현란한 타격실력을 자랑하는 실바의 경기는 보는 이들의 감탄사를 자아낸다. 더구나 보너는 공격을 당하더라도 결코 뒤로 물러서지 않는 파이터다. 이변이 일어날 가능성은 낮지만 경기는 매우 흥미진진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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