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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민은 29일 일본 도쿄 에비수에 있는 유명 라이브홀 ‘리퀴드 룸(Liquid Room)’에서 총 2회에 걸쳐 1500여(1회당 777명) 일본 팬들과 만났다. 일본에서 오는 10월30일 발매 예정인 두 번째 싱글 ‘투나잇츠 더 나이트(Tonight‘s the Night)’ 쇼케이스 무대를 통해서다. 그가 ‘로메오(ROMEO)’라는 이름으로 일본 데뷔 싱글 ‘기브 미 유어 하트(Give Me Your Heart)’를 지난 5일 발표한 이후 첫 라이브 무대이기도 했다.
그곳에 박정민은 없었다. 더이상 예의 바르고 재치있는, 친근한 이미지의 박정민이 아니다. 그는 일본에서 ‘로메오(ROMEO)’라는 이름의 또 다른 가수로 완벽히 변신했다. 로메오는 박정민의 또다른 자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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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력은 오롯이 음악에서 나왔다. 이날 로메오는 1집 수록곡 ‘기브 미 유어 하트’, ‘테이스트 더 피버(Taste the fever)’, ‘데빌(Devil)’을 비롯해 2집에 담길 신곡들을 첫 공개했다. ‘하이드 앤 식 러브(Hide and seek love), ’드림 아웃 라우드(Dream out loud)‘, ‘투나잇츠 더 나이트’ 등 총 6곡을 불렀다.
그가 관객을 빨아들이는 흡입력은 대단했다. 팬들은 그의 몸짓 하나에 열광했다. 좀처럼 아티스트의 무대 때 기분 표현을 하지 않는 일본 팬들은 그의 강렬한 비주얼 록에 박자를 맞춰 손뼉을 치고 흥겨워했다. 호소력 짙은 음색이 인상적인 발라드 곡에서 일본 팬들은 숨죽였다. 일부 팬들은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마지막 곡 ‘투나잇츠 더 나이트’ 무대에서 로메오가 살짝 상의를 쓸어올리며 복근을 드러내자 일본 팬들은 자지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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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 따르면 로메오는 웃지도 사랑을 할 수도 없는, 심장이 없는 혹은 멈춰버린 사람이다. 사람이 아닌 다른 존재일 수도 있다.
로메오는 아무로 나미에, V6, 캇툰(KAT-TUN) 등 일본 인기 가수들의 프로듀싱을 맡았던 제프 미야하라가 제작했다. 오구리 슌, 사와지리 에리카 등 톱배우들과 더불어 소니 에릭손·시세이도 같은 브랜드 이미지 메이커인 정상급 크리에이터 다나카 노리유키가 비주얼 디렉터로 참여했다.
로메오란 이름은 일본 대중 음악 평론가 유카와 레이코가 지었다. 일본의 대표적 대중 음악평론가인 그는 비틀즈(THE BEATELS)의 공연과 음반을 가장 먼저 아시아에 알린 장본인이다. 현재까지도 일본 대중 음악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박정민은 “일각의 해석처럼 K팝 가수와 J팝 가수로 활동을 나누고자 함이 아니다”며 “엔터테이너와 뮤지션의 경계를 오가고 싶다. 한국·일본 양국에서 모두 박정민과 로메오 두 가지 모습으로 활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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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위해 그는 ”본인뿐 아닌 미국·독일·스웨덴·대만 등 다국적 작곡가들과 함께 로메오의 음악에 다양한 감성을 담았다“고 덧붙였다.
제프 미야하라는 “일본이나 아시아는 물론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새로운 콘셉트의 가수가 될 것”이라며 “가수 박정민과 그의 또 다른 자아 로메오가 세계적인 가수로 성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제프는 “지금 전 세계 음악은 리얼 타임(실시간)으로 변하고 있다. 이제는 단순히 음악뿐 아니라 비주얼·스토리가 결합된 일종의 ‘라스베이거스 쇼’ 스타일의 음악적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제프는 “로메오는 그런 의미에서 언어와 국경을 뛰어 넘는 무대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나라 영토 독도에 대한 일본 정부의 영유권 주장이 계속되면서 자국 내 반한류 감정에 불을 지피고 있는 가운데 도쿄 현지 분위기는 비교적 차분했다. 번화가 신주쿠 곳곳에는 소녀시대·포미닛·티아라·장근석의 뮤직비디오와 노래가 흘러나왔으며, 박정민(로메오)의 인기 역시 흔들임이 없음을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