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닷컴 제공] 중반으로 접어든 올 시즌 프로배구에서 화려하게 부활한 선수가 있다.
대한항공 레프트 강동진(27·사진). 2005~2006시즌 드래프트 1순위로 대한항공에 입단할 때만 해도 ‘제2의 신진식’으로 평가받았다. 공격과 수비에 능한 데다 배구감각도 뛰어났다.
‘슈퍼 루키’ 강동진은 입단 첫해 신인왕을 따냈고, 2006~2007시즌에는 트리플크라운(서브·블로킹·백어택 각 3개 이상)을 달성, 탄탄대로를 열어가는 것 같았다.
하지만 지나친 의욕이 화근이 됐다. 오른쪽 무릎 연골이 찢어져 수술을 받고 완치되지 않은 상태에서 코트에 나섰다가 왼쪽 무릎 연골마저 다쳤다. 잇단 수술로 2008~2009년을 재활로 보냈다. 자연스럽게 주전경쟁에서 밀려났고, 깊은 슬럼프에 빠졌다.
강동진은 “재활 트레이닝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복귀했다가 왼쪽 무릎마저 연골이 찢어져 2년간 너무 힘든 시기를 보냈다”고 말했다. 리시브가 무너지며 밸런스를 잃자 공격도 마음먹은 대로 할 수 없었다.
재활은 끝냈지만 2009~2010시즌은 냉혹했다. 5년 전 슈퍼 루키였던 그는 이제 주전이 아닌 교체멤버였다.
신영철 감독대행 체제는 그에게 새로운 기회였다. ‘단점을 걱정하기보다는 장점을 극대화한다’는 신 감독대행은 강동진을 자주 기용했다. 서브와 이동공격, 블로킹, 리시브 등 그의 다양한 능력을 체크한 것이다.
강동진은 감독의 믿음에 실력으로 화답했다. 현대캐피탈(5일·18점)-삼성화재(9일·17점)-현대캐피탈(24일·13점)을 잇달아 완파한 빅경기에 풀세트 출전했다. 27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캐피탈전에서도 밀류셰프(18득점)에 이어 11점을 올리며 팀에 3-0 승리를 안겼다. ‘신영철의 남자’로 불러도 손색이 없다.
신영철 감독대행 체제 이후 12승1패를 기록한 대한항공(16승6패)은 현대캐피탈, LIG손보(이상 15승7패)와의 승차를 1경기로 벌리며 2위를 지켰고, 선두 삼성화재(19승3패)에 3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대한항공은 다음달 2일 대전에서 삼성화재와 맞붙는다.
강동진은 “동료들이 잘 도와준 데다 세터의 토스가 빨라진 것이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됐다”면서 “몸도 많이 좋아졌고 모든 선수들이 열심히 하자는 분위기라 올해는 꼭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여자부에서는 GS칼텍스가 데스티니(28득점)의 활약 덕분에 흥국생명을 3-0으로 완파, 8연패 후 6연승을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