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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김삼우기자] 허정무 감독과 만난 축구회관 2층 소회의실 벽에는 2006년 독일 월드컵에 참가하기 직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 가진 평가전(2-0승)에 출전한 한국 대표팀 ‘베스트 11’이 기념촬영한 대형 사진이 걸려 있었다. 기자를 만나기 전 허 감독은 그 사진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 사진 속에는 박지성 이영표 설기현 김영철 김남일 조원희 안정환 이운재 이을용 김진규 이천수가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 허 감독의 눈길은 아무래도 박지성과 이영표에게 오래 머무는 듯 했다.
▲박지성, 이영표 기술위원회 거치지 않은 특별케이스
박지성과 이영표는 허정무 감독의 선구안을 이야기할때 지목되는 대표적인 선수들이다. 인터뷰 중에도 이들의 이름이 자주 오르내렸다. 새로 발탁한 구자철 등 신예들의 가능성을 이야기할 때였다.
박지성은 이미 알려진 것처럼 허정무 감독이 시드니 올림픽 대표팀에 발탁하면서 대형 선수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다졌다. 허 감독은 “새삼 내세울 것도 없다”면서도 이들을 뽑을 때 분위기를 또렷하게 기억해냈다. 허 감독에 따르면 이들은 정식 절차를 거치지 않고 시드니올림픽 대표팀에 합류한 특별한 케이스였다. 특히 박지성은 현장에서 직접 발견한 흙속의 진주였다.
“올림픽 대표팀에 부족한 수비수를 보강하기 위해 명지대와 울산 현대와의 연습경기를 보러갔다. 보고 싶은 선수가 있었다. 그 선수는 체력적 정신적으로는 우수했다. 하지만 기술적으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눈에 차지 않았다. 그래서 그 선수에 국한하지 않고 연습경기를 전체를 보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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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박)지성이 보였다. 당시 김희태 명지대 감독에게 ‘저 선수는 어떻습니까’고 물었다. 김 감독은 가능성은 있는데 일학년이고 파워도 더 붙어야 하고 몸도 더 불어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일주일간 같이 훈련해 봤으면 좋겠다고 양해를 구했다. 박지성을 본 포인트는 일단 심폐 능력과 회복 능력이었다. 훌륭했다. 힘이 없다고 할 수 있었지만 체력은 체격과 관계없다. 다음으로 지능과 센스가 있었다.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허 감독은 이영표는 추천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사이드어태커를 찾고 있었는데 당시 건국대 감독이 우리 팀에 이런 선수가 있는데 훈련을 시켜 볼 수 있겠느냐고 추천했다. 울산에서 역시 1주일간 훈련시킨 뒤 바로 뽑았다.”
박지성과 이영표는 허 감독이 축구협회 기술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바로 발탁한 케이스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다른 비슷한 점도 많았다.
“둘 다 체격은 크지 않지만 체력과, 정신력도 좋았다. 겉으로 우락부락해 보인다고 정신력이 강한 게 아니다. 정신력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품성이자 본성에서 나온다. 내면적인 것이다. 이들이 1주일간 훈련하는 것을 봤을 때 모두 밝고 긍정적이었다. 재능과 센스도 훌륭했다.”
▲어떻게 바둑두다 대표 선수 뽑을 수 있나
허 감독은 특히 박지성을 뽑을 때 온갖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박지성을 대표팀에 선발한 뒤 많이 당했다. 일선 지도자는 물론 기자들도 대놓고 다른 선수가 더 나은데 라는 이야기를 했다. 심지어 김희태 감독과 친해서 바둑 두다 뽑았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어처구니 없었다. 국가대표 감독이 바둑 두다 누가 뽑아달란다고 뽑겠느냐. 있어서도 안 되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그때 1년 후에 보자고 했다. 사실 박지성이 일본 교토에 갈 때도 기무라 교토 강화부장에서 박지성 등 몇 명을 추천했었다.”
허 감독은 이들을 이야기하면서 이번 대표팀의 구자철을 지켜 볼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제주 소속의 구자철(19)은 현 대표팀 최연소다. 지난 해 K리그 16경기에서 1골2도움을 기록하며 팀 내 13명의 신인 가운데 가장 빼어났다. 하지만 K리그 전체 신인으로 따지면 특출나지는 않았다. 앞으로를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
(사진=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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