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재훈 "영화는 내 운명...생애 첫 주연, 아직도 연기엔 배고파"

박미애 기자I 2007.09.04 10:31:41
▲ 탁재훈


[이데일리 SPN 박미애기자]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야하는 게 '숙명'이라면, 거기까지 무얼 타고 가느냐 하는 건 '운명'이죠. 그런 의미에서 영화는 제게 있어 '운명'입니다."

최근 개봉한 영화 '내 생애 최악의 남자'로 생애 첫 주연을 거머쥔 탁재훈은 영화는 자신에게 있어서 운명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자신이 선택해서 스스로가 개척해온 운명.  

정통 코미디가 아닌 로맨틱 코미디여서 이번 영화에선 '웃기기'보다 '연기'에 중점을 뒀다는 탁재훈이다.  
 
가수에서 MC로, 또 연기자로 다양한 끼를 발산해온 팔색조 스타, 탁재훈의 일과 사랑 그리고 영화 '내 생애 최악의 남자'에 관한 못다한 이야기를 전한다.   

◇ 생애 첫 주연작 "별점 2개 받으면 잠적할지도..."  

"이제 영화 자체엔 많이 익숙해졌다 생각했는데 이번엔 좀 다르네요. 난생 처음 주연을 맡아서 그런지 부담감이 상당해요. 별점 2개 받으면 저...잠적할지도 모르겠어요."

영화 '내 생애 최악의 남자'로 생애 첫 주연을 맡은 탁재훈의 소감은 그랬다. '운명'이라는 다소 거창한 단어까지 사용해가며 영화에 대한 넘치는 애정을 표해보인 그다. 탁재훈은 "주연을 맡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영화에는 목이 마르다"며 "사람들이 그만하라고 할 때까지 연기를 계속하고 싶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탁재훈은 직업의 정체성이 모호한 스타라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 가수에, MC, 그리고 배우까지. 만능엔터테이너라 불리는 탁재훈이지만 그 점에 있어선 스스로도 혼란스러울 때가 적잖다.

"정체성이요? 이미 남자라는 건 다 밝혀졌고.(웃음) 문제는 직업에 대한 정체성인데... 스스로도 아주 가끔은 헷갈릴 때가 있어요. 내가 가수인가, 방송인인가, 배우인가 하구요. 다방면에서 활동을 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지만 여러가지 일을 동시에 할 수 있어 또 재미있기도 해요. 마치 내 자신이 맥가이버가 된 느낌이랄까요?"

◇ 차기작 '어린 왕자'에선 코미디 벗고 감동 전할 터  

지금까지 안해본 일, 못해본 일 없이 연예계를 종횡무진하며 주름잡아온 탁재훈이다. 그런데 유독 드라마에서만큼은 탁재훈을 본 일이 없다. 드라마 출연을 고사해온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 걸까.  

"지금까지 드라마 섭외를 꽤 받긴 했어요. 하지만 매번 배역이 선뜻 마음에 와 닿질 않았죠. 여전히 저를 가볍게만 생각하는 것 같았어요. 코믹 연기로 국한된 틀부터 깨고 싶었죠. 그래서 드라마보다 촬영기간도 길고 진중할 수 있는 매체인 영화를 택했구요. 영화를 통해 배우 탁재훈에 대한 편견, 혹은 선입견부터 깨고 드라마는 그 다음에 할래요. 연기자로 제대로 대우 받으면서요."

탁재훈은 언뜻 영화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주연 자리를 꿰찬 행운의 사나이 같지만 지금껏 그가 쌓아온 필모그래피도 어느 덧 10편에 이른다.

탁재훈은 조연부터 시작해 꾸준히 달린 덕분에 정확히 자신의 열번째 영화에서 주연 자리를 꾀찰 수 있었다. 단순히 '운'만으로 지금의 위치에 오른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뿐만 아니라 다음 영화 '어린 왕자'(감독 최종현)에서는 코미디를 벗고 진한 감동을 선사하겠다고 하니 또 한 번의 변신에 벌써부터 기대가 모아진다.

"정통 코미디에서 로맨틱 코미디로, 로맨틱 코미디에서 휴먼 드라마로 완급을 조절하면서 정극을 할 수 있는 단계까지 왔어요.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어린 왕자'를 보고 나서 '탁재훈 맞아?'라는 생각이 들 수 있게 열심히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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