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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욱은 28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열린 대회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 결승에서 파레스 페르자니(튀니지)를 15-11로 누르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남자 사브르 선수로서 최초로 올림픽 개인전 금메달을 따낸 오상욱은 2021년에 열린 도쿄 올림픽에서 개인전 8강에서 탈락했던 아쉬움도 싹 날려버렸다.
결승전을 마치고 현지 취재진과 만난 오상욱은 “엄청 기쁘고 쉬고 싶은 마음이 크지만 단체전까지 금메달 따고 편히 쉬겠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개인전 금메달을 따지 않았다면 누군가 땄을 만큼 다른 팀원들도 실력이 월등하다”며 “단체전 우승을 위해 내가 어떻게 준비하겠다는 것보다 그냥 팀에 의지하고, 팀도 내게 서로 의지하면 될 것 같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평소 과묵하고 표정 변화가 없는 오상욱이지만 금메달이 확정되는 순간 만큼은 환하게 웃었다. 원우영 코치에게 달려가 안기면서 기쁨을 만끽했다. 오상욱은 “원우영 코치님이 경기 전 ‘금메달 따면 내가 널 들겠다’고 했다”며 “내가 무겁기 때문에 달려가서 안기면 넘어지지 않을까 걱정됐는데 막상 따니까 그런 생각이 하나도 안들었고 그냥 달려갔다”고 말한 뒤 미소지었다.
아울러 “금메달 따기 전까지는 기쁘다는 감정이 하나도 안들었는데 마지막 득점을 올리자마자 가족 생각이 나면서 조금 뭉클했다”며 “당연히 기분은 좋은데 엄청 드라마틱한 것 같지는 않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오상욱은 한때 선수로서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원우영 코치가 더 각별할 수밖에 없다. 그는 “(결승전에서 14-5로 앞서다 14-11로 쫓겼을 때)내 온몸에 있던 땀샘이 다 열렸다. 물에 젖은 느낌이 들었고 갑자기 안좋은 생각도 막 들었다”며 “원우영 코치님이 뒤에서 ‘할 수 있다’, ‘최고라’고 격려해줘 이겨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경기가 열린 그랑팔레에서 2010년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렸다”며 “원우영 코치님이랑 같이 출전해 세계선수권대회 첫 금메달을 따냈다. 똑같은 경기장에서 금메달을 따 더 기쁘다”고 덧붙였다.
올림픽을 앞두고 찾아왔던 슬럼프에 대해서도 떠올렸다. 오상욱은 “부상을 당했을때 심적으로 더 힘들었다. 몸상태가 어느 정도 회복했고 지금 수준이랑 비슷했는데 부정적인 생각이 너무 많았다”며 “부상에 너무 기대다보니 성적이 나지 않았던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또한 “금메달을 따고 나서 (김)정환이 형과 (구)본길이 형 생각이 많이 났다”며 “특히 (김)준호 형은 룸메이트이기도 하고 준호형 기술을 많이 배웠다. 그래서 더 많이 생각난 것 같다”고 밝혔다.
이번 올림픽 금메달을 통해 올림픽,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아시아선수권대회를 모두 휩쓰는 개인전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오상욱은 “그걸 바라보고 한 것은 아닌데 꾸역꾸역하다보니 여기까지 왔다”며 “너무 영광스럽다. 여기가 끝이 아닌 만큼 계속 정진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