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아시안컵 16강서 한국에 승부차기 패배
선제골에도 종료 직전 동점 골 내주며 승리 놓쳐
만치니 감독, 조현우 선방에 승부차기 도중 경기장 떠나
| 조현우의 승부차기 연속 선방에 미리 경기장을 떠나는 만치니 감독의 모습. 사진=tvN 중계 화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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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부차기에서 선방한 조현우(울산)가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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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다잡았던 승리를 놓친 로베르토 만치니 사우디아라비아 감독이 승부차기 도중 그라운드를 떠났다.
사우디는 31일 오전 1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에서 대한민국과 1-1로 비긴 뒤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2-4로 졌다.
F조 1위로 16강에 올랐던 사우디는 E조 2위 한국에 덜미를 잡히며 8강 진출에 실패했다. 1996년 이후 28년 만에 아시아 정상을 노렸던 꿈도 물거품이 됐다.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했던 사우디는 지난해 8월 명장 만치니 감독을 선임하며 의욕을 드러냈다.
| 아시안컵 16강전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 시작에 앞서 대표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과 사우디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이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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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치니 감독은 유럽 빅리그에서 화려한 지도자 경력을 쌓았다. 인터밀란(이탈리아)을 이끌고 2008년부터 세리에A 3연패를 해냈고 2012년에는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출범 후 첫 우승을 안겼다. 또 고국 이탈리아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에는 유로 2020 정상에 섰다.
사우디는 연봉 2,500만 유로(약 361억 원)의 파격 제안으로 만치니 감독을 품었다. 단연 이번 대회 사령탑 중 최고 몸값을 자랑한다.
초반 흐름은 좋았다. 만치니 감독은 전반전이 잘 풀리지 않자 미리 선수 교체를 준비했다. 후반전 시작과 함께 압둘라 라디프를 투입하며 변화를 꾀했다. 만치니 감독의 용병술은 33초 만에 빛을 봤다.
살렘 알도사리가 공을 잡는다는 게 빗맞으며 절묘하게 방향이 바뀌었다. 공을 잡은 라디프가 왼발로 마무리하며 선제골을 터뜨렸다. 후반전이 시작한 지 1분도 되지 않은 때였다.
이후 사우디는 한국의 공세를 막아내며 승리를 눈앞에 뒀다. 후반 추가시간까지 거의 지나며 8강 티켓이 손에 닿을 듯했다. 그러나 경기 종료 1분을 남기고 조규성(미트윌란)에게 동점 골을 내줬다.
정규시간에 경기를 마무리하고자 했던 사우디는 이미 균형이 무너진 뒤였다. 연장전에서 힘을 쓰지 못한 채 한국의 공격을 버티기에 급급했다. 사우디 선수들은 시간을 끌며 승부차기를 바라는 자세를 보였다.
사우디의 바람대로 경기는 승부차기로 이어졌다. 양 팀 모두 두 번째 키커까지 성공하며 팽팽한 흐름이 계속됐다. 하지만 3번째와 4번째 키커의 슈팅이 연속해서 조현우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에서 승부차기로 승리를 거둔 대표팀 선수들이 8강 진출을 확정 짓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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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배한 사우디 선수단이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AFPBB 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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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만치니 감독은 돌발 행동을 보였다. 아직 경기가 끝나지 않았음에도 뒤돌아 경기장을 떠나는 모습이 포착됐다. 사실상 포기 선언이었다. 수장이 희망의 끈을 놔버린 사우디에 기적은 없었다. 한국의 4번째 키커 황희찬(울버햄프턴 원더러스)까지 성공하며 만치니 감독의 뒷모습을 더 쓸쓸하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