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8월 31일까지 ‘모가디슈’는 310만 9696명의 관객을 모으며 올해 최고 흥행 기록을 연일 경신하고 있다. 이날까지 ‘싱크홀’은 202만 986명, ‘인질’은 120만 9524명의 관객을 각각 동원해 두 영화도 올해 흥행 10위권에 포함됐다.
세 편의 한국영화가 박스오피스를 주도하면서 8월은 전달보다 13% 가량 늘어난 790만명의 관객을 극장으로 모았다. 이는 지난해 8월 관객 수 883만명에는 못 미치나 수도권 및 일부 지역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최고 수위(4단계)를 적용하는 상황에서 일군 유의미한 성과로 여겨진다.
‘모가디슈’와 ‘싱크홀’은 제작비로 250억원, 140억원을 들인 소위 ‘텐트폴’ 영화다. 두 영화는 당초 코로나19 재확산 분위기 속에서 개봉을 머뭇거리다가 제작비의 50% 매출 달성 시까지 상영권료를 배급사에 전액 지급하는 극장의 제작비 절반 보전 지원으로 관객과 만날 수 있었다.
‘싱크홀’은 손익분기점 200만명을 넘겼고 ‘모가디슈’와 ‘인질’(제작비 80억원)은 손익분기점까지 350만명, 180만명으로 좀 더 힘을 내야 하는 상황이다. 두 영화가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데다 VOD 및 해외 판권 등의 수입을 고려하면 손실은 면할 전망이다. 극장과 배급사의 상생모델이 결실을 본 사례다.
황재현 CGV커뮤니케이션팀 팀장은 “올 여름은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동반 관람 불가, 오후 10시 이후 영업 불가 등 악조건 속에서 극장과 배급사가 힘을 합쳐 영화 시장을 살리려고 한 노력이 성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정상화의 길은 멀기만 하다. 영화 시장을 떠받치고 있는 극장업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월 1300만명 이상의 관객이 들어야 한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상황으로, 한국상영관협회를 비롯해 10개의 영화 단체가 국고 지원을 요구하는 배경이다.
또 다른 영화계 관계자는 “올 여름은 콘텐츠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며 “영화계가 정상화되려면 방역 완화 등 사회 분위기와 맞물려 좋은 콘텐츠가 계속해서 나와줘야 한다”고 짚었다.
1일 개봉한 마블영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을 시작으로 오는 29일 ‘007 노 타임 투 다이’ 10월 13일 ‘베놈2:렛 데어 비 카니지’ ‘듄’ 11월 ‘이터널스’ ‘탑건:매버릭’ 12월 ‘스파이더맨:노 웨이 홈’ 등의 기대작으로 외화들은 연말까지 대략적인 라인업을 완성했다. 한국영화는 추석 연휴를 겨냥해 ‘기적’과 ‘보이스’가 오는 15일 개봉을 확정했지만 그 외에는 개봉 소식이 들리지 않아 우려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