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프로야구가 기나긴 겨울잠을 깨고 정규시즌의 막을 연다.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 리그는 오는 23일 정규리그 개막전을 시작으로 7개월여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올 시즌 KBO 리그는 10개 구단의 전력 차가 대체로 좁혀졌다는 평가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팀인 SK 와이번스는 사령탑이 바뀌고 외국인 에이스 메릴 켈리가 떠나는 변화를 겪었다. 정규시즌 우승팀 두산 베어스도 주전 포수 양의지가 이적했다. 반면 삼성 라이온즈, LG 트윈스, NC 다이노스 등은 적극적인 보강을 통해 전력이 나아졌다는 분석이다.
최원호 SBS스포츠 야구 해설위원은 “올 시즌 판도는 3강(두산·SK·키움)-5중(롯데·삼성·KIA·한화·LG)-2약(NC·kt)으로 점칠 수 있다”며 “이 가운데 롯데와 삼성은 강으로 올라갈 저력이 있다. kt를 제외하면 나머지 9개 팀이 모두 포스트시즌에 도전할 힘을 가지고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것은 외국인투수의 활약이다. 각 팀 모두 외국인투수가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며 “외국인투수가 어떤 활약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시즌 예상은 완전히 뒤집힐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원호 해설위원과의 인터뷰를 통해 각 팀의 올 시즌 전력을 미리 점검한다.
△양의지 떠났지만 ‘두산은 여전히 두산’
두산은 올 시즌도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다. 페넌트레이스는 선발투수 싸움이다. 양의지가 NC로 떠나기는 했지만 여전히 가장 강력한 선발진을 갖추고 있다. 기존의 린드블럼과 후랭코프·이용찬·이영하가 든든히 마운드를 지키고 있고 장원준·유희관 등 5선발 후보도 풍부하다. 특히 두산의 강점은 야수들이 공격력과 더불어 뛰어난 수비력을 갖췄다는 점이다. 수비가 강한 팀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양의지가 떠났지만 수비적인 부분은 박세혁이 충분히 메울 것으로 본다.
△‘토종선발 최강’ SK, 한국시리즈 2연패 노린다
한국시리즈 우승팀 SK도 우승후보로 손색없다. 특히 SK의 강점은 김광현·박종훈·문승원으로 이어지는 국내 선발이 가장 안정적이라는 점이다. 외국인투수 2명이 관건인데 일단 재계약에 성공한 앙헬 산체스는 지난해 경험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올 시즌은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새 외국인투수 브록 다익손은 메이저리그에는 올라오지 못했지만 마이너리그에서 꾸준히 선빌 수업을 받았다. 나이도 25살로 젊다. 아직 완성된 선수라 보기는 어렵지만 한국에서 좋아질 가능성이 크다.
△‘젊은피 돌풍’ 키움, 다크호스 넘어 우승후보로
키움도 올 시즌 충분히 3강으로 꼽을만하다. 김민성이 FA 자격을 얻어 이적했지만 주축 전력이 그대로 팀에 남아있다. 박병호, 서건창, 이정후, 김하성 등이 팀의 중심으로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다. 안우진도 더욱 성장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여기에 투수 조상우와 포수 박동원도 돌아와 전력이 훨씬 강해졌다. 새로운 메인스폰서 계약으로 구단 재정이 안정된 것도 선수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전력 급상승’ 삼성, 과거의 영광 되찾을까
새로 영입한 외국인투수(덱 맥과이어·저스틴 헤일리)에 대한 기대가 크다. 두 투수 모두 꾸준히 선발 수업을 받았고 매 시즌 100이닝 이상 던졌다. 최근 2~3년 동안 메이저리그도 경험한데다 최근 기록도 상승세다. 두 명 모두 잘할 것으로 보인다. 신인 이학주가 유격수로 들어가면서 내야진도 안정감을 찾았다. 3루 이원석-유격수 이학주- 2루수 김상수로 이어지는 내야는 리그 정상급으로 손색없다. 장타력을 갖춘 김동엽은 홈런이 잘 나오는 대구구장에서 더 힘을 발휘할 것이다.
△롯데, ‘양상문 효과’ 볼까...투수·수비 향상 기대
양상문 신임 롯데 감독은 투수 운영을 잘하는 지도자다. 투수력은 확실히 좋아질 것이다. 새로 영입한 외국인투수 제이크 톰슨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톰슨도 SK 다익손과 마찬가지로 20대 중반의 어린 선수고 선발투수 수업을 꾸준히 받았다. 시즌 내내 선발로테이션을 책임질 것으로 기대한다. 2루수로 영입한 카를로스 아수아헤도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수비를 정말 잘한다. 기록도 뛰어나지만 특히 움직임이 좋다. 아수아헤의 가세로 지난해보다 센터라인 수비가 훨씬 강화될 것이다.
△KIA, 외국인투수 부상 전력이 최대 변수
지난 시즌 선발진이 문제였던 KIA는 두 외국인투수가 시즌 성공의 키를 쥐고 있다. 제이컵 터너, 조 윌랜드는 나타난 실력만 놓고 보면 전체 외국인투수 가운데 가장 좋은 것 같다. 문제는 둘 다 최근 3~4년 사이 부상 병력이 있다는 점이다. 시즌을 부상 없이 온전히 소화할 수 있을까가 관건이다. 외국인투수가 한 달만 결장해도 팀이 와르르 무너질 수 있다. 투수가 부상 병력이 있다는 것은 큰 리스크다. 반대로 부상으로 이탈만 하지 않는다면 KIA는 좋은 성적을 기대해볼 수 있다.
△한화, 불펜 출신 외국인투수...선발로 안착?
가장 큰 리스크는 두 외국인투수(워익 서폴드, 채드 벨)다. 두 투수 모두 불펜 투수로 나선 적이 많았다. 최근 KBO 리그를 보면 불펜으로 나섰던 선수가 우리나라에서 선발로 변신했을 때 탈이 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지난해 한화는 한용덕 감독의 탁월한 투수 운영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이 가능했다. 하지만 확실한 토종 선발이 없다는 것은 여전히 고민이다. 외국인투수 비중이 큰데 과연 시즌 내내 선발로 버텨줄지 지켜봐야 한다. 신인 타자인 노시환, 변우혁은 당장 팀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LG, 수비 불안 약점...켈리, 소사 뛰어넘을까
LG는 지난 시즌 에이스로 활약한 헨리 소사를 잡지 못했다. 대신 케이시 켈리를 영입했는데 소사를 대체할 선수로선 조금 약해 보인다. 차우찬은 수술을 받고 빠르면 4월 중순 복귀가 예상된다. 투수 쪽에 계산이 설 만한 선수가 별로 없다. 임찬규도 작년에 잘 던졌지만 평균자책점이 높았다. 지난 시즌 김현수, 채은성 등이 좋은 성적 거뒀음에도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했다. 지난해만큼 공격력이 뒷받침되면서 마운드가 안정돼야 한다. 아울러 오지환, 정주현 등 내야 수비에 불안감이 있다. 김민성 들어오면서 3루에 안정감이 생겼지만 중견수 이형종을 포함해 여전히 센터라인이 불안하다.
△NC, 초짜 감독-초짜 투수코치 불안감 지울까
새 외국인투수 에디 버틀러는 강속구가 인상적이었다. 다른 외국인투수인 드류 루친스키는 상대적으로 불안한 모습이었다. 토종 선발 가운데는 이재학 정도만 검증된 투수다. 나머지는 가능성을 보고 가는건데 가능성 있는 선수는 예측하기가 어렵다. 주전 포수로 자리잡은 양의지가 젊은 투수들을 얼마나 잘 이끌어주느냐가 관건이다. 경험이 없는 ‘초짜’ 이동욱 감독과 손민한 투수코치가 불안요소다. 초짜라고 다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예측이 쉽지 않다. 투수 운영면에서 전권을 쥘 손민한 투수코치의 역할이 중요하다.
△kt, 공격야구 선언이 오히려 독 될까
이강철 신임 감독은 이번 시즌 황재균을 유격수로 기용하고 오태곤을 3루수에 배치했다. 공격적인 라인업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뜻이다. 위험한 선택일 수 있다. 상대적으로 전력이 떨어지는 팀일수록 수비적인 라인업을 들고 나와야 한다. 경기 중반까지 수비를 앞세워 접전을 이어가다가 경기 막판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 지난해 한화가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둔 것도 수비를 강화했기 때문이다. 그런면에서 불안요소가 크다. 외국인선수도 기복이 심하다는 느낌이다. 신인 이대은 역시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