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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평창동계패럴림픽 크로스컨트리 스키 남자 7.5km에서 한국 동계패럴림픽 첫 금메달을 따낸 신의현(38)에게 ‘철인 체력’의 비결을 묻자 그는 사람 좋은 웃음과 함께 이같이 말했다. 이날까지 신의현이 평창 동계패럴림픽에서만 달린 코스 길이는 무려 61.7㎞(페널티코스 포함). 그는 이번 대회에서 6개 종목에 모두 출전해 한 경기도 쉬지 않았다.
신의현은 “(장애를 얻기 전인) 중·고등학교 때 정말 많이 했다”라며 “그래도 하다 보니 요령이 생겨서 나중에는 쉽게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특공대를 나오는 등 부모님에게 물려 받은 탄탄한 신체 등이 메달 획득에 도움이 됐다고 그는 믿는다.
카스파 윌츠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윌츠 감독은 자신의 오른손으로 왼가슴을 툭툭 치며 ‘신의현’의 마음가짐이 강행군을 버텨낼 수 있던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신의현이 노르딕스키를 시작한 것은 불과 3년 전이다. 이후 윌츠 감독이 지난해 1월 한국 크로스컨트리 대표팀에 합류했고 체계적인 훈련을 한 건 1년 조금 넘는 시간이 전부였다. 그리고 신의현은 이날 시상대 가장 위에 섰다.
지난 28년간 패럴림픽 노르딕스키를 경험한 윌츠 감독은 “통상적으로 6개 종목에 나가면 4개 주종목을 제외하곤 건너 뛰거나 한다”며 “주변에서 모두 미쳤다고 했다. 다른 나라 감독들도 왜 선수를 쉬지 않게 하냐고 물어봤다”고 회상했다. 이어 “나를 포함한 코칭스태프 누구도 그에게 (전 종목 출전을) 강요한 적이 없다”며 “신의현을 처음 만났을 때 그는 전 경기에 뛰는 것을 목표로 했다. 훈련 프로그램을 조정했고 그 프로그램이 가능하다는 것을 신의현이 증명했다”고 덧붙였다.
신의현의 눈은 이제 2022년 베이징 대회를 향한다. 그는 다음 대회에도 출전할 뜻을 나타냈다. 또 이번 대회에 금메달을 획득한 만큼 자신의 노하우를 후배들과 함께 훈련하며 하루빨리 전달할 계획이다.
신의현은 “그동안 정말 열심히 했고 패럴림픽 무대가 꿈이었는데 막상 꿈을 이루니 실감이 잘 안 난다”라며 “동계 패럴림픽에서 계속 좋은 결과가 있도록 후배들 양성에도 힘을 쏟겠다. 베이징 때까지 선수로 출전하면서 후배들에게 기술 등을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