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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 레볼루션]대담② 부를 무대 없고 들을 매체 없다

김미경 기자I 2017.11.10 06:00:00

전문가 대담, 트로트 부활 어떻게
TV프로그램 부족이 가장 큰 문제
KBS 빼면 트로트 방송 아예 없어
신인 발굴·육성·제작 시스템 부족
검증없는 음원 발매에 시장 외면도
이데일리 '트로트 레볼루션' 기대
제작자·가수 고충도 들어줬으면…

왼쪽부터 김지환 한국음악저작권협회 부회장, 김흥국 대한가수협회 회장, 오창윤 멜론 제휴팀장(사진=신태현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김미경 기자] -그렇다면 트로트 시장은 어떤 방향으로 가는 게 맞을까

△김지환=음악시장 중 가장 느린 분야가 트로트다. 시장도 반응을 해줘야 하는데 환경은 어렵다. TV에 비춰지거나 불려지는 노래도 많지 않다보니 이런 현상이 빚어진 게 아닌가 싶다. 계속 기사화되고 받쳐주고 활성화한 된다면 (용어 문제나) 노래 활동이 훨씬 쉬워질 것이다. 현 트로트 시장의 딜레마다.

-트로트 업계 문제점은 뭔가

△김흥국=트로트 방송의 부재가 가장 큰 문제다. KBS ‘가요무대’, ‘전국노래자랑’이 전부다. MBC, SBS, 종편은 아예 없다. 트로트를 부르는 나이 많은 가수들도 무대에 서고 싶어 한다. 가수는 늘고 있는 반면 공간은 없다. 공급과 수요 불균형이다. 당연히 이들 음악의 주요 소비 계층인 노년층이 트로트를 듣고 싶어도 못듣는다. 고령화시대에 말이 안된다. 제작사도 함께 노력해야 한다. 제대로 된 음악을 만들지 않아서 PD, 작가들이 거부할 수 있는 단계까지 왔다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 찾아들을 만한 신곡을 내는데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나 방송국 등에서 지원 사격을 해줘야 한다. 국민 건강과 행복을 위해서도, 문화강국을 만드는 최고의 길이다.

△김지환=맞다. 각 방송마다 딱 1개의 프로그램만 생긴다고 하더라도 굉장히 큰 활성화가 될 텐데 아쉽다. 우리 음악의 시작은 트로트였다. 부모가 듣고, 어렸을 때 가장 빨리 접했던 음악도 트로트였다.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음악만 TV에 나오다보니 더 생소해지고 멀어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

[그래픽=이동훈 기자]
△김흥국=소위 ‘빅3’ 대형기획사들의 문제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 소속 가수만 보지 말고 어렵게 활동하는 가수들도 가족의 일부라고 생각해야 한다. 선후배(협회)가 어려우면 관심을 갖고 협조해줬으면 좋겠다.

△김지환=업계에 만연한 문제다. 알다시피 주요 엔터테인먼트사의 소속가수 끼워 넣기 출연은 여전하다. 인기 가수 출연을 빌미로 소속사 아티스트를 패키지 식으로 출연시키는 경우다. 힘 없는 작은 기획사는 계속 출연이 밀린다. 만약 나훈아, 태진아, 이미자 같은 대형 가수들의 음반이 새로 나오기라도 하면 6개월 많게는 1년 출연을 기다린 자리마저도 빼앗긴다. 대형 엔터사는 그만큼 신인가수 데뷔가 쉽고 노출이 어렵지 않다는 말이다.

△오창윤=음악을 포장하는 마케팅에 신경 쓰면 좋겠다. 지금은 SNS를 통해 연령을 초월해 입소문이 나기도 한다. 지난 10년 동안 멜론의 트로트 스트리밍 이용량 비중은 1% 내외다. 변화가 거의 없다. 반면 인디음반 시장은 10년 전 0.4%에서 현재 비중이 6.3%까지 늘었다. 15배 성장한 수치다. 트로트의 경우 SNS 활용도도 떨어진다. 멜론에서는 아티스트 누구나 콘텐츠를 올릴 수 있고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이용자 타깃별 마케팅을 할 수 있는 파트너센터를 운영 중인데 올 9월까지 보면 트로트 관련 콘텐츠의 양은 전체에서 0.5%에 불과하다. 듣는 참여자는 있는데 정작 아티스트는 움직임이 없어 보인다. 콘텐츠 수가 전 장르 통틀어 가장 적다.

△김지환=트로트 아티스트들의 노력이 급선무라는 건 물론 안다. 다만 시장에서 밀려난 상황에서 방송사들과 음원 사이트 등 유통채널들이 연령과 취향의 다양성을 보고 꾸준히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줄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음악팬들의 관심을 유발하고, 트로트 음악에 대한 편견을 갖지 않도록 계기를 만들어야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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