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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리포트]김민희 "박찬욱의 '아가씨', 배우로서 욕심 났다"

박미애 기자I 2016.05.16 06:00:00
[칸(프랑스)=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세계적인 감독의 작품이라 해도 ‘아가씨’를 하기에는 용기가 필요했다.

김민희는 현지시간으로 15일 프랑스 칸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인터뷰를 가지고 박찬욱 감독의 작품에 출연한 계기를 밝혔다.

“(제안을 받았을 당시에) 용기가 있었던 것 같아요. 항상 시나리오와 연을 맺으려면 그때그때 저의 감정 상태, 상황 등이 중요하게 고려되는데 그 당시에 공감이 간 작품이에요. 배우로서 욕심이 난 캐릭터였고 그런 것도 해보면 연기 인생에 도움일 될 것 같다고 판단했죠.”

‘아가씨’는 1930년대 일제강점기의 조선을 배경으로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게 된 귀족 아가씨와 그녀의 재산을 노리는 백작을 중심으로 돈과 마음을 뺏기 위해 서로 속고 속이는 인물들의 이야기다. 김민희는 베드신에 도전했다. 노출 하나만도 쉽지 않은 작업인데 동성과 정사하는 장면을 연기해야 했다. 상대는 스크린이나 드라마 경험도 전무한 신인이다.

“감독님이 오랜 시간 공을 들여 오디션을 했기 때문에 상대가 신인이어서 특별히 걱정은 전혀 없었어요. 베드신이 처음이기는 했지만 상대의 성별보다는 베드신 자체로 받아들이고 연기한 것 같아요.”

김민희가 연기한 히데코는 겉보기엔 세상 물정 모르는 순진한 아가씨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단면적인 캐릭터가 아니다. 백작이 데려온 하녀 숙희를 통해 캐릭터가 변하는 입체적인 인물이다.

“히데코는 이모부의 억압을 받으며 자란 탓에 변형된 인간성을 가지고 있어요. 그런 것이 히데코로 하여금 어리석은 계략을 만들게 하죠. 하지만 숙희를 만나 순수한 사랑을 하면서 감정이 변하고 목표도 달라져요. 한 작품에서 다양한 감정을 한꺼번에 표출할 수 있는 캐릭터를 만나기가 쉽지 않은데 그 점에 특히 좋았어요.”

히데코의 대사는 절반 이상이 일본어다. 일본어는 전혀 몰랐다는데 ‘아가씨’의 김민희는 마치 오랫동안 일본어를 공부한 사람 같다. 맞춤옷을 입은 것처럼 연기했다. 시작할 때에는 상당한 용기를 필요로 했지만 용기를 낸 끝에는 칸의 레드카펫도 밟게 됐다. 그녀는 14일 뤼미에르 극장에서 해외 매체들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칸에서 ‘아가씨’ 일정 외에도 홍상수 감독의 차기작 촬영도 병행하고 있다. 그녀는 20일쯤 귀국할 예정이다.

“칸에 와서 다시 한 번 서울 날씨가 좋구나를 느꼈어요. 일교차가 커서 일하기가 힘들어요. 벌써 서울이 그립네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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