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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등용문’ 프로그램은 아직 빛을 발하지 못한 원석같은 배우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대중 및 업계 관계자들에게 확인시키는 무대다. 당장 올해와 내년 예정된 20대 후반 남자 스타 연기자들의 군 입대 러시를 앞두고 이런 프로그램을 눈여겨보는 이들이 많다. ‘배우 기근’이라는 우려가 나올 정도로 인력 풀은 얕고 스타 의존도는 높은 상황에서 대안을 발굴할 계기가 될 수 있다.
‘학교’는 1999년 2~4월 방송된 시즌1을 통해 장혁 안재모 김규리 양동근 배두나 최강희 등을 배출했다. 같은 해 5월부터 10개월여 방송된 ‘학교2’는 김래원 김민희 이요원 고호경 하지원 추소영 심지호, ‘학교3’(2000년 3월~2001년 4월)는 조인성 박광현 이인혜, ‘학교4’(2001년 4월~2002년 3월)는 여욱환 임수정 등이 각각 본격적으로 세상에 얼굴을 알린 계기가 됐다. 11년 만인 2013년 부활한 ‘학교’의 시즌5 격인 ‘학교 2013’은 이종석과 김우빈이라는 스타를 만들어냈다. 이번이 6번째 시즌이다.
‘학교’ 시리즈가 스타 등용문으로 입지를 다질 수 있었던 이유는 청춘의 상징인 학교를 배경으로 그 안에서 일어나는 일상을 담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학교 2015’ 역시 세강고등학교 2학년 3반을 배경으로 학생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청춘 학원물이다. 한 학급을 이루는 20여 명과 타 학급, 학교 학생들을 포함해 30명 넘는 학생들이 등장한다. 중심이 되는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학생들, 갈등을 빚는 학생들만 하더라도 인원은 적지 않다. 이 같은 출연진의 숫자와 학교, 학급이라는 울타리가 쳐져 있는 배경은 제작진이 출연진을 상대로 한 다양한 실험도 할 수 있도록 만든다.
주요 등장 인물들의 신분인 고교생을 연기할 수 있는 배우들은 나이 대가 실제 현재 고교생이거나 20대 초반까지 대부분 한계다. 실제 나이가 20대 중반이어도 캐스팅되는 경우는 있지만 시청자에게 익숙하지 않아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리얼리티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드라마, 영화의 주연으로 입지를 다진 스타급 연기자들은 20대 중후반부터 30대가 대부분인데 ‘학교 2015’ 같은 드라마의 콘셉트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실제 ‘학교 2015’에서 주연에 캐스팅된 배우들은 아역 스타인 김소현 외에는 안방극장에서 낯설다. 육성재는 아이돌 그룹 그룹 비투비 멤버지만 드라마 출연 경험은 아직 미흡하고 남주혁도 지난해 데뷔해 주연은 처음이다. 김소현도 스타들의 어린 시절을 연기하며 인지도를 높여 유망주로 떠올랐지만 오롯이 자신만의 캐릭터로 미니시리즈 주연을 맡는 기회가 자주 오는 것은 아니다. 이들 외에 이다윗, 김희정, 이초희, 강소영, 박두식, 이유영, 김보라 등 학생 역으로 등장하는 많은 배우들이 아직 인지도를 충분히 쌓지 못했다.
이번 드라마가 끝날 쯤에는 이들 중 몇명은 주연급으로 다른 작품에서 러브콜을 받게될 거라고 미리 짐작해도 이상할 게 없다. 그게 과거부터 되풀이돼 온 스타 등용문으로서 ‘학교’ 시리즈의 위상이다.
정석희 방송 평론가는 “지난 작품들을 살펴보면 ‘학교’ 시리즈 제작진이 신인을 발굴하고 그들의 매력을 뽑아내는 노하우를 축적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학교 2015’에서 누가 차세대 스타로 떠오를지 지켜보는 것도 드라마 시청에 재미를 더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