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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연기가 뭐죠?" 한 방 날린 `연기돌`

양승준 기자I 2012.08.23 08:50:10

에이핑크 정은지·씨엔블루 강민혁·씨스타 다솜
상반기 수지 이어 활약

에이핑크 멤버 정은지·씨엔블루 멤버 강민혁·씨스타 멤버 다솜(사진 왼쪽부터)
[이데일리 스타in 양승준 기자] 직장인 박건희(35)씨는 동료와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극본 이우정 등·연출 신원호 등)얘기를 하다 놀랐다. 에이핑크 멤버 정은지 때문이다. “걸그룹 멤버인지 몰랐어요. 사투리 연기를 하도 잘해 어디서 저런 기특한 신인 연기자가 나왔나 싶었죠.”

아이돌 출신 연기자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안방극장 ‘명품 배우’ 사이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주인공은 씨엔블루 멤버 강민혁과 씨스타 멤버 다솜. 아이돌 출신 연기자에 대한 ‘발연기 민폐 아이돌’이란 고정관념을 희석시키는 데 일조했다는 평이다. 정용화 윤아 수지의 뒤를 이어 연기자로 주목받은 강민혁 다솜 정은지. 세 ‘연기돌’의 매력을 짚어봤다.

KBS2 ‘넝쿨째 굴러온 당신’ 강민혁
▲“순발력이 발군” 강민혁

-KBS2 ‘넝쿨째 굴러 온 당신’(극본 박지은·연출 김형석) 차세광 역

극 중 누나인 차윤희(김남주 분)의 기에 눌려 집에서는 소심하면서도 밖에서 여자를 만날 때는 바람둥이가 되는 설정을 자연스럽게 살렸다. ‘까칠’한 듯하지만 알고 보면 철없는 막내 동생 캐릭터를 잘 소화했다는 평. 극 중 방말숙(오연서 분)과 연기 호흡도 좋다. 강민혁이 그린 천방지축 로맨스가 극의 흥을 돋는 데 일조했다. 김형석 PD는 강민혁의 연기 순발력을 높이 샀다. 김 PD는 “강민혁은 상대 배우가 대사를 틀리더라도 그 상황을 자연스럽게 연기로 받아낸다”고 말했다. 단순히 대본만 외워서 나올 수 있는 연기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정석희 드라마 평론가는 “강민혁은 MBC ‘넌 내게 반했어’ 부터 눈에 띈 아이돌”이라며 “안정적인 연기가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오랜 연기 준비 덕도 컸다. 강민혁 소속사 관계자에 따르면 강민혁은 씨엔블루 연습생 때부터 주 2회 연기 레슨을 받았다.

KBS2 `닥치고 패밀리` 다솜
▲“내가 모범생으로 보이니?” 반전 다솜

-KBS2 시트콤 ‘닥치고 패밀리’(극본 서재원 등·연출 조준희 등) 우다윤 역

달콤하면서도 살벌했다. 다솜은 선생님들 앞에서는 ‘모범소녀’고 또래 아이들 앞에서는 ‘불량소녀’인 이중적인 모습을 무난히 표현했다. 학교 복도에서 자신의 어깨를 치고 간 남자 학생을 무표정한 듯 서늘하게 바라보는 장면도 잘 살려냈다. 다솜은 ‘현장파’다. 다솜 소속사 관계자에 따르면 다솜은 ‘닥치고 패밀리’ PD에게 연기 지도를 받으면 바로 촬영 현장에 쏟아내는 스타일이다. 사전에 특별한 준비는 하지 않았다. 다솜의 연기는 이번이 처음. 조준희 PD는 “다솜이가 오디션을 볼 때 방긋방긋 웃다가 확 변화는 표정이 흥미로웠다”고 섭외 이유를 들려줬다. 하지만 기가 센 캐릭터를 과하지 않게 표현하는 것은 숙제다. 다솜은 극 중반 이후부터는 ‘허당 캐릭터’로 또 다른 변화를 줄 예정이다.

tvN ‘응답하라 1997’ 정은지(사진 오른쪽)
▲“상반기는 수지? 하반기는 나!” 정은지

-tvN ‘응답하라 1997’ 성시원 역

“윽수로(정말) 까리뽕삼(멋있네)하네.” 감칠맛 나는 부산 사투리 연기가 일품이다. 능청스런 연기도 수준급이다. 정은지는 극중 아버지로 나오는 성동일과의 연기 합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그룹 H.O.T에 빠져 사는 부산 여고생의 구수함과 풋풋함을 잘 뽑아냈다. 서른셋이 된 방송 작가가 돼서는 생활인 연기를 잘 우려냈다. 정석희 드라마평론가는 “정은지는 연기를 하는 게 아니라 그냥 자신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며 “극 캐릭터와 혼연일체가 된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연기가 매끄러웠다는 평이다. 걸그룹 멤버지만 인형 같지 않고 편안한 느낌의 외모도 캐릭터의 자연스러움을 살리는 데 일조했다. 신원호 PD는 “학원 물처럼 보일 수 있어 스무 살 언저리 아이돌을 섭외하지 않으려 했다”며 “하지만 사투리를 쓰는 정은지는 아이돌이지만 아이돌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고 섭외 이유를 털어놨다. 정은지 소속사 관계자는 “은지는 사투리 때문에 앞서 연기 오디션을 본 적이 없다”며 “‘응답하라 1997’은 부산 배경에 사투리를 하는 친구를 원해 오디션을 봤는데 캐릭터와 궁합이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성시원과 정은지는 ‘싱크로율 100%’라는 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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