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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도 같은 동수예요. ‘7광구’ 땐 김동수, 이번엔 백동수”
각오가 남달랐다. “무조건 잘 돼야 하는 작품”라고 힘주어 말했다.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감독 김주호·제작 두타연, AD406)는 조선시대 착한 도둑들의 얼음 쟁탈전을 그린 작품. 극중에서 그는 드라마 ‘추노’ 때와 같은 조선 제일의 무사 역할을 맡았다. 같은 무사지만 이번에는 수염을 밀고 허당기를 더했다.
“첫날 17만 명. 예감이 좋아요. 이대로 첫주 100만까지 가면 좋겠네요.” 그의 바람은 너무도 쉽게 이뤄졌다. 지난 8일 개봉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개봉 첫주 5일간 무려 134만 관객을 동원했다.
흥행에 호평까지 받고 있다. 특히 극 중에서 오지호는 자신의 몸에 꼭 맞는 옷을 꺼내 입은 듯한 느낌을 준다. 영화의 주인공인 덕무 역의 차태현이 “아무리 봐도 주인공이 동수 같았다”고 욕심을 다 냈을 정도다.
영화는 일곱 편째다. 1998년 영화 ‘까’에 단역으로 출연한 게 시작이었다. 이후 ‘미인’(2000년), ‘아이 러브 유’(2001년), ‘은장도’(2003), ‘조폭마누라3’(2006년), ‘7광구’(2011년) 등 다양한 작품에 얼굴을 비췄으나 좀처럼 흥행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런 점에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각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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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프러포즈’ 남경수를 시작으로 ‘인생이여 고마워요’ 윤진수, ‘환상의 커플’ 장철수, ‘칼잡이 오수정’ 고만수, ‘내조의 여왕’ 때에는 온달수였잖아요. 여기에 ‘사극 동수’까지. 이쯤 되면 운명이죠.”
오지호는 더불어 사극과의 인연도 강조했다. “드라마 ‘환상의 커플’, ‘추노’, 그리고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14년 배우 인생에 터닝포인트가 된 작품을 꼽아달라는 주문에 돌아온 답이다. 사극이 두 편이나 된다.
“지금까지 출연한 모든 작품이 다 소중하지만 이 세 작품은 특히 더 각별해요. ‘환상의 커플’로 코믹하고 로맨틱한 이미지를 갖게 됐고, ‘추노’로는 액션 배우로 거듭났죠.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영화 쪽 기반을 넓혀줄 작품으로 기대하고 있어요.”
배우 오지호의 첫인상은 야했다. 영화 ‘미인’의 영향이 크다. 그러다 달콤한 남자로 궤를 달리하더니 최근에는 다시 얼굴을 바꿔 강인한 수컷의 매력을 뽐내고 있다. 에로틱에 로맨틱, 마초적인 3단 변신과 관련 오지호는 “가장 어려운 건 에로틱, 자신 있는 건 로맨틱, 잘하고 싶은 건 액션, 좋아하는 건 휴먼”이라고 말했다.
“아직도 사람들이 절 보며 하는 첫 마디는 ‘잘 생겼다’예요. 제가 가장 듣고 싶은 말은 ‘연기 잘한다’인데 말이죠. 열심히 노력하다 보면 때가 오겠죠. ‘말랑말랑한’ 연기를 주로 하던 제가 액션이, 사극이 어울리는 배우가 됐듯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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