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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 이데일리 SPN 송지훈기자] 포항스틸러스에서 활약 중인 'K리그 지킴이' 김기동(37)이 변함 없는 경기력을 과시하며 소속팀 승리를 후방 지원했다.
김기동은 22일 오후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현대와의 K리그 20라운드 경기에 중앙미드필더로 선발 출장해 후반32분 노병준과 교체되기까지 77분간 그라운드에 머물며 경기의 흐름을 조율했다.
이 과정에서 포항은 유창현의 선제골과 김태수의 추가골, 신형민의 쐐기골 등을 묶어 이광재가 한 골을 만회한 전북을 3-1로 완파하고 K리그 순위를 2위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전북전은 '김기동이 출전하는 경기는 지지 않는다'는 포항 선수단 내 속설이 맞아떨어진 경기이기도 했다.
당초 세르지오 파리아스 포항 감독은 전북전을 앞두고 무승부를 1차 목표로 내세웠다. 앞서 열린 서울과의 컵대회 4강 1차전에서 1-2로 패해 팀 분위기가 가라앉은 점, 최근 전북과 치른 6경기서 4무2패로 부진했던 점 등을 감안한 결정이었다.
하지만 '김기동 출전=무패' 공식은 이번에도 빛을 발했다. 무승부를 넘어 화끈한 승리를 거뒀으니 포항으로선 목표를 초과달성한 셈이다.
올 시즌 김기동이 선발로든 교체로든 모습을 드러낸 13경기서 포항은 5승7무1패를 기록, 준수한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상황은 AFC챔피언스리그, FA컵, 피스컵코리아 등 토너먼트 무대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김기동이 팀 내에서 '승리를 부르는 사나이'로 불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사실 올 시즌 들어 김기동의 출전 횟수와 시간은 예년에 비해 눈에 띄게 줄어든 상태다. 김기동의 나이(37세)에 부담을 느낀 세르지오 파리아스 포항 감독이 후계자 발굴을 위해 김태수, 신형민, 김재성, 황지수 등 젊은 후배들에게 상대적으로 많은 출전기회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베테랑 미드필더로서 팀 내 가치와 영향력은 더욱 상승하는 모양새다. 포항 선수들은 "김기동이 그라운드에서 함께 뛰면 든든할 뿐만 아니라 자신감이 향상된다"고 입을 모은다. 프로18년차의 경험을 바탕으로 어떤 상황에서든 동료들에게 해결책을 제시하는 까닭이다.
전북전 또한 마찬가지였다. 양 팀 공히 미드필더 자원들을 중심으로 경기를 풀어가는 팀들 답게 초반부터 중원에서 치열한 기 싸움이 펼쳐졌는데, 김기동이 이끄는 포항의 허리라인이 전북에 우세승을 거두면서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올 시즌 김기동은 중요하거나 비중 있는 경기, 강팀들과의 경기에는 대부분 빠지지 않고 선발명단에 이름을 올린다. 출전 시간의 감소가 기량과는 상관 없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나 시즌이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소속팀이 비중 있는 경기를 다수 남겨두고 있는 만큼 활용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참고로 포항은 현재 AFC챔피언스리그 8강과 피스컵코리아 4강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아울러 정규리그서도 2위에 올라있어 현재 순위를 끝까지 유지할 경우 준 플레이오프 면제는 물론, 내년 시즌 챔피언스리그 무대에 직행할 수 있는 권리를 얻게 된다.
'행운의 사나이' 김기동과 함께 하는 포항스틸러스는 과연 올 시즌 목표로 삼은 3관왕의 위업을 달성할 수 있을까. 노장의 투혼을 앞세운 포항의 상승세가 보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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