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제공] 호주 남자 다이빙의 매튜 미참(Mitcham·20)이 다이빙 전 종목 석권을 노리던 중국의 독주에 제동을 걸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미참은 23일 열린 다이빙 남자 10m 플랫폼 결선에서 합계 537.95점으로 중국의 저우루신(20·533.15점)을 제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중국은 금메달 8개가 걸린 다이빙에서 7개의 금메달을 싹쓸이했지만 이날은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 우승자인 글렙 갈페린(Galperin·23·러시아)도 미참에 뒤져 동메달에 그쳤다.
첫 다이빙(총 6라운드)에서 12명 중 9위를 기록하며 부진한 출발을 보인 미참은 5라운드까지 2위(425.85점)로 저우루신(458.35점)에 뒤져 있었다. 마지막 6라운드. 미참은 난이도 3.8의 가장 어려운 동작에 도전하며 승부를 걸었다. 플랫폼 끝에 뒤로 선 상태에서 점프, 몸을 비틀며 2바퀴 반을 돈 뒤 무릎을 펴고 상체를 굽힌 상태에서 2바퀴 반을 회전하는 고난이도의 동작이었다. 심판 7명 중 4명에게 10점 만점을 얻으며 112.10점을 얻은 미참은 마지막 다이빙에서 70점대에 그친 저우루신을 제치고 우승했다.
미참은 "메달을 따리라곤 생각조차 못했다"며 "플랫폼에서 관중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스스로 '이 순간을 즐겨야 한다'고 계속 되뇌었다"고 말했다.
약관의 젊은 나이이지만 미참은 '은퇴' 경험이 있다. 2004 아테네올림픽 대표 선발에서 제외된 뒤 우울증을 겪던 2006년 말 다이빙에 열정을 상실한 18살 미참은 '조기 은퇴'를 선택했다. '시드니 로열 이스터 쇼'(매년 부활절에 시드니에서 열리는 쇼)의 14m짜리 다이빙 타워에서 물 속으로 뛰어내리는 '쇼맨'으로 일하며 생계를 이어갔다. 사람들의 박수를 받으며 의지를 다진 그는 9개월 만에 다이빙 선수로 복귀, 다시 훈련에 매진했다. 올해 들어 미국에서 열린 다이빙대회에서 1위에 오르는 등 각종 국제대회에서 메달권에 들며 재기에 성공했다.
동성애자임을 밝히며 이번 올림픽에 출전한 11명 중 유일한 남자 선수이기도 한 미참. '커밍 아웃'의 용기를 냈던 그는 "스포츠 스타가 동성애자인 경우 대부분이 특별하게 여기지만 나는 단지 올림픽에서 훌륭한 연기를 펼친 호주 다이빙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