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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선은 합격, 마운드는 숙제…도쿄돔서 드러난 류지현호의 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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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무 기자I 2025.11.17 09:00:48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한국 야구 대표팀이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리허설’에서 가능성과 불안함을 동시에 드러냈다.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5 K베이스볼 시리즈 대한민국과 일본의 평가전. 8회말 1사 주자없는 상황 안현민이 솔로홈런을 친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5 K베이스볼 시리즈 대한민국과 일본의 평가전. 9회말 2사 주자없는 상황 김주원이 동점 솔로홈런을 쏘아올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5일과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K-베이스볼 시리즈 2연전에서 1무 1패를 기록했다. 1차전에서 4-11로 완패했지만 2차전에선 9회말 2사 후 터진 김주원(NC)¹의 극적인 동점 홈런에 힘입어 7-7 무승부를 기록했다.

대표팀은 이번 2연전을 통해 타선 경쟁력 확인이라는 성과와 투수진 제구 난조라는 숙제를 동시에 안게 됐다.

가장 큰 소득은 젊은 타자들의 국제 경쟁력이다. 이바타 히로카즈 일본 대표팀 감독이 경계 대상으로 꼽았던 안현민(KT)은 1차전 선제 투런포에 이어 2차전에서도 추격의 솔로 홈런을 터뜨리는 등 2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했다. 두 경기에서 볼넷 3개를 골라내며 선구안도 인정받았다.

‘정근우 후계자’로 불리는 2루수 신민재(LG)도 1번 타자로 나서 10타수 4안타, 타율 0.400에 1타점 2득점을 올리며 리드오프 고민을 덜어줬다. 3번 타순에 배치된 송성문(키움) 역시 1차전 홈런을 포함해 9타수 3안타 3타점을 기록하며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문현빈(한화)과 박해민(LG)이 2차전에서 나란히 2안타씩을 때려내며 활력을 불어넣었다. ‘대형 유격수’로 평가받는 김주원은 2차전 9회말 2사에서 동점 홈런을 때려내며 존재감을 발휘했다.

대표팀 타선은 1차전 4점, 2차전 7점 등 두 경기에서 11점을 뽑아냈다. 일본 대표팀이 100% 전력은 아니었지만 투수 대부분이 일본프로야구(NPB) 1군에서 활약 중인 수준급 선수들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의미있는 결과다.

여기에 내년 WBC 본선에서 김하성, 이정후(이상 샌프란시스코), 김혜성(LA 다저스) 등 메이저리거와 해외파, 김도영(KIA) 등이 합류한다면 타선 경쟁력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도쿄돔에서 뛰어본 경험도 값진 자산이 됐다. 이번 평가전 전까지 대표팀 33명 중 도쿄돔 그라운드를 밟아본 선수는 11명에 불과했다. 4만 명이 넘는 관중 앞에서 직접 ‘압박감’을 체감했다. 이같은 경험은 내년 WBC C조 1라운드에서도 중요한 밑거름이 될 전망이다. 참고로 WBC C조 예선 4경기는 모두 도쿄돔에서 열린다.

특히 2차전의 극적인 무승부는 선수단에 자신감을 안겨줬다. 류지현 감독은 “어제보다 오늘 내용이 더 좋았다”며 “다음에 도쿄돔에 왔을 때 더 나은 경기를 보여줄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한다”고 말했다.

반면 마운드는 냉혹한 현실을 다시 확인했다. 류 감독은 이번 대표팀에 150㎞대 공을 던지는 평균 22.1세 영건 투수들을 대거 발탁했다. 하지만 이들은 도쿄돔과 국제대회라는 중압감을 이기지 못한 채 제구 난조를 드러냈다.

대표팀 투수진은 이틀 동안 21개 볼넷을 허용했다. 1차전에서 볼넷 9개(사사구 11개)를 기록했다. 2차전에서도 볼넷 12개를 허용했다. 2차전 7실점 중 4점이 밀어내기 볼넷에서 나왔다.

2차전 선발 정우주(한화)는 3이닝 동안 볼넷 1개만 허용하며 비교적 안정적인 피칭을 했다. 박영현(KT)도 2이닝을 출루 없이 무실점으로 막았다. 하지만 두 투수를 제외하면 대부분 투수가 스트라이크존에 공을 집어넣지 못했다.

류 감독은 “시즌 때보다 구속이 시속 5㎞ 정도씩 떨어져 힘겹게 1이닝을 마치고 내려오는 경우도 있었다”며 “그런 부분도 선수들에게는 공부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스트라이크존에서 고전한 투수가 많았다”면서 “이번 평가전 영상을 토대로 철저히 분석해 내년 대회를 준비하겠다”고 했다.

대표팀은 내년 1월 사이판에서 전지훈련을 갖고 마운드 재정비에 나선다. 사이판 캠프에는 류현진(한화)을 비롯한 베테랑 투수들도 합류해 젊은 투수진의 중심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류 감독은 “12월부터 준비를 잘해서 1월까지 잘 연결한다면, 3월 WBC 때는 좋은 컨디션으로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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