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송일국(51)이 뮤지컬을 향한 열망을 불태우고 있다. 2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기자들과 만난 송일국은 “뮤지컬은 내게 이룰 수 없는 꿈이자 남의 나라 이야기 같았는데, 첫 뮤지컬 이후 노래에 대한 아쉬움이 너무 커서 열심히 훈련을 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이번 공연에선 캐릭터에 대한 이해가 더 높아졌다. 연출가 오루피나가 창작진에 새로 합류하면서다. 송일국은 “이번에 연출이 바뀌면서 캐릭터의 감정선과 드라마가 더 디테일하게 잡혔다”며 “극 중에서 줄리안 마쉬가 신인 배우 페기 소여에게 마지막 대사를 하는 장면을 연습할 땐 여러번 눈물을 흘렸다”고 털어놨다.
“(오루피나) 연출이 줄리안 마쉬의 마지막 대사를 25년 전 제가 신인이었을 때 얘기하는 느낌으로 해보라고 하더라고요. 저의 20대를 떠올리면 그때부터라도 춤도 노래도 더 배웠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안타까워요. 그래서 지금 더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뒤늦게 생긴 꿈을 이루기 위해 매일 같이 노래 연습도 하고 피아노도 배우고 있단다. 1998년 MBC 27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해 연기 인생 24년째에 접어든 중견 배우지만, 뮤지컬은 신인의 마음으로 오디션에 도전하고 있다. 송일국은 “올해 초에도 뮤지컬 오디션에서 두 번 떨어져서 아쉬웠는데, 다행히 조만간 좋은 소식이 있을 것 같다”며 “특히 ‘시카고’에 꼭 출연하고 싶어서 오디션을 기다리고 있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송일국은 스스로 “둔하고 느린 배우”라고 표현했다. 그런 그가 배우로서 단단해질 수 있었던 것은 가족의 힘이다. 특히 배우인 어머니 김을동과 배우 출신 여동생의 ‘따끔한 지적’이 큰 자극이 되고 있다.
“가족들이 제 연기에 대해 칭찬은 하지 않아요(웃음). 특히 저처럼 배우의 길을 걷고 있는 어머니에게 저는 ‘영원한 아기’인 것 같아요. 가끔 어머니가 정치를 했으니 저도 정치를 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을 받는데, 저에게 어머니는 여전히 ‘천상배우’입니다.”
송일국은 예능 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통해 ‘삼둥이’ 대한·민국·만세의 아빠로 인기를 얻기도 했다. 2016년 드라마 ‘장영실’ 이후 TV보다는 무대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송일국은 “배우는 선택 받는 직업이기도 하고, 아버지의 이미지가 강해져서인지 그동안 드라마 제안이 많지 않았다”며 “최근 사극 드라마가 부활하고 있는 만큼 내년엔 뮤지컬과 함께 사극 드라마로도 대중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브로드웨이 42번가’는 1930년대 대공황기에 브로드웨이의 중심인 42번가를 배경으로 무명의 뮤지컬 배우 페기 소여가 연출가 줄리안 마쉬를 만나 스타로 탄생하는 아메리칸 드림을 담은 작품이다. 내년 1월 15일까지 공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