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천만영화" 고무된 영화계['범죄도시2' 흥행②]

박미애 기자I 2022.06.10 06:00:00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천만영화 등극을 눈앞에 둔 ‘범죄도시2’를 지켜보며 영화업계가 반기고 있다. 영화계는 코로나19로 전후로 산업 규모가 절반 이상 줄며 큰 타격을 입었다. 특히 영화산업의 70~80%를 차지하는 극장 매출이 70% 이상 감소하며 2년 넘는 시간 동안 영화산업은 붕괴위기를 겪었다. 그런 상황에서 ‘범죄도시2’가 일군 흥행에 업계가 고무됐다. 이 같은 흐름이 올여름 성수기 시장까지 이어져 또 한 편의 천만영화 탄생까지 기대하는 분위기다.

‘범죄도시2’는 오는 11~12일께 천만영화에 등극할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영화로는 ‘기생충’ 이후 20번째, 국내외 영화 통틀어 ‘겨울왕국2’ 이후 28번째 천만영화가 된다.

영화업계는 이렇게 빨리 천만영화가 나올지 몰랐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멀티플렉스 극장 CGV의 조성진 전략지원담당은 “불과 한 두 달 전만 해도 천만영화 시대가 다시 올 수 있을까란 의문이 많았는데 생각보다 빨리 돌아왔다”며 “‘볼 만한 영화는 본다’는 콘텐츠의 힘이 또 다시 증명된 것이다”고 짚었다. 조 담당은 “그동안 OTT가 활성화하면서 사람들의 생활 패턴이 바뀐다, 정상화가 되더라도 사람들이 집에서 영화를 보는 습관을 들여서 극장에 나오지 않을 거다, 라는 얘기를 많이 했는데 관객이 다시 극장으로 나올 수 있게 하는 동력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범죄도시2’의 천만 흥행에 힘입어 한국영화의 개봉 일정이 순차적으로 공개되고 있다. 오는 15일 ‘마녀2’과 29일 ‘헤어질 결심’이 개봉하며 뒤를 이어 여름 성수기 시장인 7~8월에는 ‘외계+인’ ‘한산:용의 출현’ ‘비상선언’ ‘헌트’ 등이 관객과 만난다. ‘탑건:매버릭’ ‘토르:러브 앤 썬더’ 등 외화 블록버스터들도 대기하고 있다 보니 출혈 경쟁에 대한 우려도 없지 않다. 조 담당은 “그동안 영화가 너무 없었다 보니까 그런 우려가 있지만 정상적인 시장일 때도 매주 한편씩 영화가 나오곤 했다”며 “정상화로 가는 과정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영화 투자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투자배급사 NEW의 김민지 커뮤니케이션팀장은 “한국은 팬데믹 시기에도 투자나 제작이 위축되긴 했어도 멈춤 없이 진행돼왔다”며 “해외에서는 ‘범죄도시2’의 흥행을 지켜보며 한국의 극장 리오프닝이라든지 건실한 투자 환경들을 부러워하는 눈치다. 해외 자본도 들어오고 있어 투자 환경을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관측했다.

영화 한 편이 나오기까지 투자부터 제작, 상영까지 최소 1~2년씩 걸리는 만큼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업계에서는 판단한다. 그런 이유로 ‘범죄도시2’ 천만 흥행의 낙수효과를 기대하며 지금 같은 기세가 올 여름까지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최정화 PGK(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대표는 “얼마 전에 ‘범죄도시2’를 보러 극장에 갔는데 3년 만에 팝콘 냄새를 맡고, 출입구 쪽에서 붐비는 관객의 모습을 보면서 ‘아 예전에 극장이 이랬지’라며 마음이 동하는 게 있었다”며 “‘범죄도시2’에 이어 연속으로 천만영화가 나온다면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고 본다. 극장이 예전처럼 우리의 일상 속 공간으로 안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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