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구 "이름까지 바꿨는데 부담감 커"[인터뷰]

박미애 기자I 2022.01.21 06:00:00

'킹메이커' 정치인 김운범 역
김대중 전 대통령 모티브
'불한당' '킹메이커' '길복순'까지 3편

설경구(사진=메가박스중앙)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 “이름을 바꾸면 좀 나을까 싶었는데 그럼에도 부담이 많이 되네요.”

배우 설경구가 김대중 전 대통령을 모델로 한 인물을 연기한 부담감을 이 같이 토로했다.

설경구는 최근 영화 ‘킹메이커’ 출연에 대한 화상 인터뷰에서 “처음 받은 시나리오에는 배역의 이름으로 실명을 사용했다”며 “실존 인물이 주는 하중이 심해서 감독님께 이름을 바꾸자고 설득했다”고 김운범이란 이름의 탄생 비화를 알려줬다.

‘킹메이커’는 정치인 김운범을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탁월한 선거 전략을 펼치는 서창대의 이야기를 그린다. 김운범과 서창대는 각각 15대 대통령인 김대중 전 대통령과 그의 참모였던 엄창록에서 모티브를 얻은 인물이다. 영화는 김운범을 빛내주기 위해 스스로를 그림자로 만들어버린 서창대란 인물을 통해 인간의 신념과 욕망을 들여다보게 한다.

‘킹메이커’는 실존 인물을 모티브로 하는 데다 선거 활동에 관한 이야기다 보니 대선을 앞두고 정치 영화로도 관심을 모은다. 설경구는 대통령의 덕목에 대한 질문에 극중 자신이 좋아하는 대사를 말하며 “‘대통령의 덕목이 이거다’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답했다. 그가 언급한 대사는 “당신의 대의가 김운범이면 나의 대의는 각하다. 정의는 승자의 단어다”로 상대편 참모인 이실장을 연기한 조우진이 하는 말이다. 그는 “그 대사를 들으며 정의가 하나가 아니라 각자 다를 수 있겠다는 생각과 함께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고도 했다.

설경구는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에 이어 ‘킹메이커’로 다시 한번 변성현 감독을 만났다. 그는 변성현 감독의 차기작인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에도 출연키로 했다.

설경구는 “‘킹메이커’는 ‘불한당’ 때 같이 받은 건데 ‘불한당’에 집중하느라고 신경도 못 썼는데 어느 새 영화를 찍고 있었다”며 웃었다. 그만큼 설경구와 변성현 감독 사이에 신뢰가 쌓였다는 이야기다. 설경구는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으로 ‘불한당원’이라는 팬덤을 얻었다.

설경구는 “변 감독에게 ‘내 나이대 역할은 무조건 나한테 와야 한다’며 ‘안 그러면 나랑 만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반 협박을 했다”고 너스레를 떨며 “‘길복순’에서 내 분량이 많지는 않은데 재미있을 것 같더라. 내가 받은 시나리오 중 가장 상업적이다”며 웃었다.

당초 지난 연말 개봉을 하려고 했다가 코로나19 때문에 늦춰진 ‘킹메이커’는 오는 26일 관객과 만난다. 설경구는 “한 달 전에 홍보 활동을 열심히 했는데 개봉이 미뤄져서 중간에 붕 떠버린 상태라 걱정도 크지만 우리 영화가 개봉 이후 어떤 얘기들을 듣게 될지 반응도 궁금하다”며 영화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킹메이커’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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