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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OTT로 경계 무너진 영화↔드라마…거장들도 '탈 스크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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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가영 기자I 2021.09.02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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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코로나19 확산으로 영화 인력, 드라마로 진출
제작 환경·제작비도 영화·드라마 경계 사라져
"감독들, 효과적 제작 방식에 따라 영화·드라마 결정할 것"

허진호 감독이 연출하는 드라마 ‘인간실격’ 포스터(사진=JTBC)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영화 감독들의 드라마 진출이 늘고 있다.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시장이 확대되며 영화와 드라마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는 상황에서 영화 감독들이 드라마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영화계가 침체된 게 영화 감독들의 드라마 진출 가속화로 이어졌다. 허진호, 이준익, 윤종빈 등 스타 감독들이 변화의 바람에 발맞춰 드라마 도전을 선언했다.

넷플릭스 ‘킹덤’ 시리즈를 연출하며 국내외에서 동시에 큰 주목을 받은 김성훈 감독은 이데일리에 “연출자의 가장 큰 목적 중 하나가 좋은 작품을 선보이며 재미와 감동을 주는 것인데, 드라마는 우리의 창작물로 보다 더 넓은 시청자들을 만날 수 있는 게 가장 큰 매력”이라며 “드라마는 영화보다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는 시간이 길고 캐릭터 묘사도 더 여유있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OTT로 영화·드라마 경계 무너져

OTT가 생겨나며 TV 편성에 맞춰 드라마를 제작하고 방송했던 기존 방식에도 변화가 생겼다. ‘생방송 드라마’라는 딱지를 떼고, 사전제작·반사전제작이 자리잡은 데 이어 드라마의 분량, 형태도 자유로워졌다. 이를 통해 드라마와 영화의 간극이 좁아지면서 영화 감독들도 드라마 도전에 부담이 줄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영화 시장이 위축됐다는 것도 영화 감독들이 드라마 연출을 하는 또 하나의 이유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영화를 찍어놓고도 개봉하지 못하는 초유의 상황이 왔다”며 “새로운 영화가 언제 들어갈지 모르는 상황이다. OTT가 많이 생겨나며 영화의 인력이 드라마로 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됐다”고 전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 시리즈는 영화 ‘끝까지 간다’·‘터널’의 김성훈 감독, 영화 ‘모비딕’·‘특별시민’의 박인제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또 다른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D.P.’는 ‘차이나타운’·‘뺑반’ 한준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영화 ’왕의 남자’와 ‘동주’·‘박열’·‘자산어보’ 등을 연출한 이준익 감독, ‘도가니’·‘수상한 그녀’의 황동혁 감독, ‘범죄와의 전쟁’·‘공작’ 윤종빈 감독, ‘범죄도시’ 강윤성 감독도 OTT 드라마로 첫 드라마에 도전한다.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 ‘박쥐’, ‘설국열차’, ‘아가씨’ 등의 작품으로 국내외에서 주목 받는 박찬욱 감독도 BBC 6부작 드라마 ‘리틀 드러머 걸’에 이어 퓰리처상 수상작 ‘동조자’의 TV드라마 연출을 맡는다.

플랫폼이 다양해지고 콘텐츠가 쏟아지며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제작사들은 질 좋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영화 감독들과 손을 잡기도 한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드라마를 제작할 때 장르나 성격에 따라 이를 가장 잘 연출할 연출자를 찾는다”면서 “최근 드라마의 장르가 다양해지고 있고 제작 스케일이 영화와 비슷해지고 있는 만큼 해당 장르, 스케일의 작품을 연출해본 경험이 있는 영화 감독들에게 더 믿고 맡기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또한 “최근 많은 드라마가 제작되고 있는데 감독 풀은 한정적이다. 이 때문에 드라마가 아닌 영화 감독들에게 러브콜을 보내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김성훈 감독이 연출한 넷플릭스 ‘킹덤:아신전’ 포스터(사진=넷플릭스)
“코로나19 이후에도 영화 감독→드라마 진출 이어질 것”

영화 감독들의 드라마 진출은 ‘K드라마 시장’을 더욱 빠르게 성장시킬 것이라는 게 업계의 기대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영화 감독들이 드라마에 진출하며 기본적으로 작품의 퀄리티, 완성도가 달라질 것이라며 “드라마 PD들이 연출력이 떨어져서가 아니라 영화 감독들이 드라마에 오며 영화의 제작 방식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영화의 제작방식이 작품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구조(제작비, 작업 시간 등)인데 기존의 드라마 제작 패턴들을 깨면서 전반적으로 완성도를 높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화, 드라마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는 만큼 코로나19 상황이 끝난 후에도 영화 감독의 드라마 진출이 이어질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윤 평론가는 “영화는 작품이 아무리 잘 돼도 다음 작품을 준비하려면 몇 년의 시간이 걸린다. 반면 드라마는 그렇지 않다”면서 “드라마는 영화와 달리 작가, 연출의 역할이 분리돼 있는 만큼 프로덕션의 과정, 구조 자체의 매력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 보니까 보니까 영화·드라마의 이질감이 떨어지는 상황에서는 드라마에 진출하는 영화감독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정 평론가도 “극장이라는 공간을 상정하면 기획부터 소재까지 다를 수밖에 없지만 OTT 플랫폼이 생기며 그런 부분들이 허물어졌다”면서 “그런 환경 안에서 영화 감독들도 본인이 가진 콘텐츠을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형식을 찾을 것이다. 영화처럼 단편으로 보여줄 것인지, 시리즈물에 가까운 드라마로 제작할 것인지. 영화와 드라마라는 고정적인 형식을 벗고 효과적인 제작 방식을 찾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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