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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새벽 ‘나 혼자 산다’ 제작진은 방송이 끝난 직후 공식 SNS 계정을 통해 지난주 방송과 관련한 논란에 사과했다.
제작진은 “지난 ‘현무, 기안 여름방학 이야기’를 보며 조금이라도 불편함을 느끼신 분들게 사과드린다”고 밝히며 세간의 논란을 샀던 멤버들 간의 불화는 사실이 전혀 아님을 강조했다. 제작진은 “멤버들 간의 불화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하면서도 “세심하게 챙기지 못한 제작진의 불찰로, 여러 제작 여건을 고려하다 보니 자세한 상황 설명이 부족했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이들은 “앞으로는 더더욱 제작에 신중을 기하도록 하겠다”며 출연진들을 향한 무분별한 인신공격 및 비난은 자제해달라고 간청했다. 아울러 “응원해주시고 사랑해주시는 시청자 여러분께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게 만전을 기하겠다”고도 덧붙였다.
하지만 제작진의 입장을 접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여전히 부정적이었다. 누리꾼 및 시청자들은 댓글 등을 통해 “입장문에 제작진이 말한 불찰이 정확히 어떤 부분이었는지에 대한 언급이 없다”, “구체적인 상황 설명이 아직도 부족하다”. “방송 마지막까지 어떤 말이라도 나오겠지 잠시나마 기대한 내가 바보였다”, “변명하기엔 너무 늦었다”, “이게 사과문인지도 모르겠다” 등 비난과 지적을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이날 전현무 외에 어느 회원도 여주에 오지 않았다. 코로나19로 인해 대규모 모임이 어렵게 되자 무지개 회원들이 참석할 수 없었고, 이에 대표로 전현무가 참석한 것이라고 뒤늦게 밝혔다. 기안84는 끝까지 이 사실을 모른 채 모임을 준비한 터라 크게 실망했고 스튜디오에서 VCR 화면을 지켜보면서도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전현무는 물론 VCR로 현장을 보던 출연자들 또한 어색함과 미안함에 어쩔 줄 몰라했다. 결국 이날 방송에선 기안84가 전현무와 둘이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나 방송이 끝난 후 기안84가 왕따를 당하는 것이 아니냐는 반응들이 나오면서 논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시청자들은 기안84의 실망한 모습을 보고 자신의 어린 시절이나 트라우마를 투영하며 안쓰러워 했고, 이를 방관한 제작진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특히 기안84가 과거 방송을 통해 4년 간 공황 장애를 앓고 있던 사실, ‘나혼산’ 방송 출연을 통해 이를 극복하고 사회 경험을 쌓았다며 고맙고 애틋함을 드러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욱 시청자들은 분노했다. 아무리 예능이라지만 지상파 방송이 누군가의 부정적인 감정을 웃음의 재료로 삼는 게 과연 정당한 것이냐며 거세게 비난했다. 또 출연자들의 개인 SNS에 악플을 남기는 누리꾼들도 등장하자 회장인 박나래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비공개로 닫은 상태다.
급기야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에 관련 민원이 접수되는 상황까지 불거졌다. 지난 17일까지만 해도 9건 정도 접수됐던 해당 ‘나혼산’ 방송 민원은 18일 기준 하루 만에 28건으로 세 배 가까이 불어났다. 방심위 측은 절차에 따라 민원 내용을 검토한 후 안건 상정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안건에 상정되면 제작진은 방심위 측에 연출 요지를 소명해야 하며, 징계가 내려올 시 이를 따라야 한다.
한편 지난 20일 저녁 방송된 ‘나 혼자 산다’에서는 기안84의 웹툰 연재 종료 기념여행 두 번째 이야기가 그려졌다. 뒤늦게라도 무지개 회원들의 등장을 기대하는 시청자들이 적지 않았지만 마감 여행은 끝내 전현무와 기안84 단둘로 마무리 됐다. 다만 두 사람은 기안84가 준비한 폐가 체험, 장기자랑 등 프로그램들을 무사히 소화하며 더욱 돈독한 우정을 다졌다. 이날 박나래는 스튜디오에서 기안84에게 코로나19 이후 제대로 된 마감 샤워를 하자는 약속을 남기며 함께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