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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단장은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국가대표인 최 선수의 극단적인 선택에 대해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었다. 이 같은 사건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최근 조사 활동을 통해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김 단장은 “우리가 이번 사건에서 가장 아쉽게 생각하는 것은 선수가 기관에 피해 신고를 했음에도 대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최 선수는 극단적인 선택에 앞서 전 소속팀 경주시청에서 당한 폭행과 가혹행위를 대한체육회, 대한철인3종경기협회, 경북체육회, 경주시청, 경주경찰서 등을 찾아가 신고했다. 하지만 누구도 그 말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
김 단장은 이 같은 일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문제 의식을 갖고 지켜본 결과 기본적으로 체육계는 인권 문제와 관련해 신고가 들어와도 적절하게 대처가 안되는 상태다”며 “문제를 일으킨 지도자나 관계자가 징계를 받더라도 시간이 가면 감경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이는 곧 2차 피해로 이어지는 게 명확하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김 단장과 특조단은 이 같은 조사 결과를 정리해 이달 중순 공개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발표를 앞두고 최 선수의 안타까운 일이 일어났다. 김 단장은 “우리가 더 빨리 서두르지 못한 게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지도자에 대한 교육을 계속 강화해야 하는데 자질이 떨어지는 지도자가 잘못을 저지르고도 선수들을 지도하는 것이 문제다”라며 “현재 문체부, 대한체육회, 지방자치단체, 지방체육회 등으로 나뉘어진 스포츠 지도자 정보를 하나로 통합해 문제 있는 지도자가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근본적으로는 지도자와 선수의 관계가 수직적 복종적이 아니라 서로 도와주고 보완하는 관계가 될 수 있도록 스포츠 현장의 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