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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에선 선수의 메달 색깔보다 더 주목받는 게 있다. 우정이다. ‘우정 앞엔 국경도 나이도 장애물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몸소 보여주고 있다. 국경을 초월한 선수들의 우정 이야기로 가득하다.
이상화와 고다이라는 대회 전까지 훈련장에서 마주쳐도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둘 사이에는 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이상화는 2010년 밴쿠버 대회와 2014년 소치 대회에서 아시아 선수 최초로 이 종목 2연패를 달성한 선수다. 항상 그에게 라이벌은 ‘나 자신’이었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고다이라를 ‘그’로 지칭하며 언급하길 꺼렸다.
이상화의 이런 행동은 ‘선의의 경쟁’을 위해 경기에만 집중하겠다는 뜻이었다. 서로에 대한 배려였다. 고다이라도 이상화에 관한 질문에는 짧게 답하고 넘기기 일쑤였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이상화와 고다이라 사이에는 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이상화는 언론 인터뷰에서 고다이라를 ‘그’로 칭하며 “비교하지 말아주시면 안될까요”라고 언론에 정중하게 부탁하기도 했다. 경기가 끝나자 둘은 택시비를 내주고 선물을 주고받던 원래 사이로 돌아왔다. 고다이라는 울고 있는 이상화에게 다가가 어눌한 한국말로 “잘했어”라고 말한 후 후 영어로 “I still respect you(나는 널 여전히 존경해)”라고 속삭였다. 이상화는 고다이라에게 “(나도 네가) 정말 자랑스럽다”고 화답했다. 경기에선 경쟁자, 그리고 다시 친구로 돌아오는 이상화와 고다이라의 모습을 본 팬들은 그들의 프로다운 우정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스피드스케이팅 쇼트트랙의 최민정(20)과 킴 부탱(캐나다)의 우정도 화제다. 최민정과 킴부탱은 18일 평창올림픽 메달플라자에서 열린 쇼트트랙 1500m 시상식에서 ‘손가락 하트 세리머니’를 함께했다. 최민정은 앞서 여자 500m에서 2위로 골인하고도 실격되는 아픔을 겪었다. 심판은 최민정이 킴 부팅과 자리싸움을 하는 과정에서 손으로 밀었다고 판정했다. 킴 부탱도 깊은 상처를 입었다. 경기 영상에서 킴 부탱도 최민정을 손으로 저지하는 장면이 잡혔기 때문이다. 그의 SNS엔 한국팬들의 악성 댓글로 가득했다. 캐나다 스포츠 당국이 악성 댓글을 조사하겠다고 나서야 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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