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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고 컬링팀은 ‘브러쉬’와 ‘스톤’만 잡으면 누구보다 침착하다. 1999년생 동갑내기 김민지(스킵), 김혜린(서드), 양태이(세컨드), 김수진(리드)으로 이뤄진 송현고 컬링팀은 주니어 여자 컬링 국가대표다. 이들은 지난해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국가대표 선발 1차전에서 성인팀을 제치고 우승했다. 현 국가대표인 경북체육회와 3차전까지 가는 접전을 펼치며 언니들을 끝까지 긴장시켰다.
16일 서울 태릉선수촌 컬링장에서 만난 송현고 선수들은 “언니들은 우리보다 한 차원 다른 실력을 갖추고 있다. 파이팅 소리에서도 투지가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날 컬링 국가대표팀 훈련복 후원사 휠라가 개최한 어린이 컬링 교실에서 일일 멘토 역할을 자처했다.
송현고 컬링팀은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컬링 결승전 경기를 직접 찾아가 국가대표 언니들을 응원할 예정이다. 한 때는 태극마크를 놓고 경쟁한 ‘라이벌’이다. 직접 경기하며 실력을 몸소 느낀만큼 ‘대표팀 언니’들의 메달 획득을 자신했다.
그중에서도 리드 김수진은 “언니들은 충분히 평창에서 메달을 딸 수 있을 것”이라며 “경북체육회 팀은 10년 동안 함께 손발을 맞춘 팀워크가 좋은 팀”이라고 전했다. 세컨을 맡은 양태이는 “여자는 물론 남자부에서도 메달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고 거들었다. 또 “우리는 ‘헐(Hurry·얼음판을 더 빨리 문지르라는 구호)’ 소리부터 다르다. 우리는 조용히 ‘굿샷’ 정도만 한다”고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송현고 컬링팀은 평창올림픽에선 태극마크를 놓쳤으나 이들에겐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이 기다리고 있다. 코치의 지도를 흡수하는 속도도 남다르다. 국가대표 문턱까지 갔던 이들이 한 팀으로 손발을 맞춘 건 불과 3년 전 일이다. 하지만 계속 같이 뛰려면 졸업 후 실업팀에 다같이 스카우트 되거나 같은 대학교에 진학하는 방법밖엔 없다. 베이징동계올림픽 꿈도 넷이 함께 꾸고 있다.
서드 김해린은 “우리가 성인 무대에서 함께 할 수 있는 확률은 현실적으로 50대 50이다. 기회가 된다면 꼭 같이하고 싶다”라며 “우리 넷은 성격이 정말 잘 맞는다. 아무래도 동갑이라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주장인 스킵 김민지도 “서로 성격을 맞춰놨다”고 미소 지었다.
이들이 함께 하려면 이달 말 진천 선수촌에서 열리는 주니어 컬링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선발돼야 한다. 이어 3월 스코틀랜드에서 열리는 세계 주니어 컬링 선수권대회에 출전해 좋은 성적을 내야 실업팀의 ‘러브콜’을 기대할 수 있다. 송현고 컬링팀은 2016년 이 대회에서 동메달, 지난해 4위를 기록했다. 언니들과 경기하며 자신감을 얻었다. 같이하고 싶은 절실함까지 장착했다.
송현고 선수들은 “주니어 대회도 쉽진 않지만 조금만 더 열심히 하면 좋은 성적이 나올 것 같다”며 “지금 대표팀 선수들이 잘해서 꼭 메달을 따고 컬링을 널리 알려주셨으면 좋겠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