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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간판 음악프로그램들에 현재 가장 필요한 주문이다. 출연진 줄 세우기식의 천편일률적인 형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시대가 바뀌었고 미디어 환경도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과거의 사례를 되짚어 보는 것도 참고가 될 터다. 과거에는 각 음악프로그램들이 신곡이나 새로 데뷔한 신인을 소개하는 코너를 따로 마련했다. 해당 코너에 출연 기회를 잡는 게 쉽지 않았지만 일단 출연을 하고 나면 대중의 주목도가 달라졌다. 대부분의 출연진이 많은 가수 중 한명, 한 팀에 그치고 특정 가수의 팬이 아니라면 기억에도 남지 않는 현재와는 달랐다.
한 출연자의 의도적인 방송 사고로 명맥이 끊기기는 했지만 MBC ‘쇼! 음악중심’의 전신인 ‘음악캠프’에서는 인디신에서 호평을 받는 뮤지션을 소개하는 코너로 타 채널 음악프로그램들과 차별화를 위한 시도도 했다. 요즘은 그런 시도를 찾아보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제작진의 기획력이 음악프로그램에 절실히 필요한 시기다. 매주 특징적인 콘셉트를 정하고 그 콘셉트에 맞춰 출연진을 구성한다면 시청자들에게 매번 신선한 느낌을 줄 수 있다. 출연자 중복 문제도 해결된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프로그램들에서 매주 아이돌 그룹 멤버들의 새로운 조합에 도전을 한다든가 음악예능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처럼 후배 가수들의 선배들에 대한 헌정 무대를 마련하는 것도 방법의 하나일 것”이라고 제안했다. 대중음악과 클래식, 국악 등 다른 장르의 콜래보레이션도 방송에서 시도해볼 만한 아이템이다.
이재원 한양대 겸임 교수는 “하나의 무대에서 출연진만 바꿔 진행하는 현재의 생방송 형식도 굳이 고수를 해야하는지 생각해볼 문제다”며 “가수들이 같은 장르의 음악을 하더라도 분위기, 콘셉트는 모두 다르다는 것이 무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