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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은 18일 터너필드에서 열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5피안타 5볼넷 5탈삼진 2실점을 기록한 뒤 6회초 공격서 대타로 교체됐다. 애틀랜타 타선의 빠른 적응력이 류현진에게는 부담이 된 경기였다.
류현진이 애틀랜타를 상대하기 전 까지,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애틀랜타의 홈런이었다. 올시즌 52개의 홈런으로 메이저리그 30개팀 중 5위에 올라 있는 강타선이 포진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진 또한 많은 팀이었다. 수치만 놓고 힘은 있지만 다소 거친 스윙이 나올 거라는 ‘일반적인’ 예상이 제기됐던 이유다.
하지만 이날 애틀랜타 타자들은 일반적인 생각과는 다른 전략으로 류현진을 공략했다. 크게 치려고 덤벼들기 보다는 결대로 타구를 보내는 저스트 미트, 일명 똑딱이 스윙으로 맞섰다.
1회말 3,4번 타자가 내리 볼 넷을 얻어냈고 대부분 안타도 결대로 받아쳐 만들었다. 첫 안타였던 안드렐튼 시몬스의 안타를 시작으로 안타 5개 중 4개가 밀어치거나 중견수 방향을 향해 있었다. 풀 스윙을 하기 보다는 일단 공을 정확히 맞히는데 주력하고 있음을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었다.
두 가지 정도 이유가 분석된다.
우선 애틀랜타는 5월 들어 장타력이 눈에 띄게 떨어지고 있었다. 팀 홈런이 1위에 3개 뒤진 5위에 랭크돼 있기는 했지만 5월 들어서는 14개의 홈런으로 20위까지 떨어져 있다. 장타율도 4할2푼8리에서 3할8푼8리로 떨어져 있었다.
홈런이 나오지 않으면 승률이 크게 떨어지는 악순환은 애틀랜타의 발못을 잡고 있었다. 어떻게든 다른 돌파구를 찾아보겠다는 의지가 읽혔다.
두 번째는 류현진 스스로 만든 함정이었다. 앞으로도 반드시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이기도 했다.
류현진은 이날 3회까지는 매우 어려운 투구를 했다. 볼과 스트라이크의 차이가 컸던 것이 이유가 됐다. 직구 제구가 원하는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에 힘겹게 이닝을 넘겨갈 수 밖에 없었다. 1회에 던진 직구 스트라이크 비율은 50%를 밑돌았다.
류현진에게 직구가 스트라이크와 볼 차이를 많이 낸다는 건 장기인 체인지업으로 상대를 낚기가 힘들어진다는 걸 뜻한다. 스트라이크 비슷한 곳으로 오다 떨어지는 것이 류현진 체인지업의 특징. 하지만 볼이 확연한 공이 많아진다면 이 역시 위력을 발휘하기 어렵다.
제구가 흔들리는 투수를 상대로 언제나와 똑같은 홈런 스윙으로 대응하는 것 역시 고급스러운 야구는 아니다. 지난 경기부터 직구 제구력이 다소 흔들리고 있던 류현진이다. 애틀랜타 타자들이 빠르게 그에 적응하려 노력했음을 엿볼 수 있다. 메이저리그는 역시 만만찮은 무대라는 걸 다시 한번 일깨워 준 빠른 대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