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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연락한 건 아닌데, 오늘따라 연예인들이 많이 오네요. 하하. 사랑방 같죠?”
손지창이 배우, 이벤트 업체 CEO에 이어 빵집 사장님이 됐다. 손지창은 최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베이커(VAKER) 107’이라는 이름의 빵집을 열었다. 애초 빵을 의미하는 ‘baker’와 오연수과 손지창이 각각 태어난 달인 10월과 2월을 조합해 ‘baker 102’로 지으려했다. 하지만 ‘baker’는 일반명사여서 상표권 등록이 안됐고, 102는 이미 등록돼 있어 두 사람이 결혼한 달인 5월을 조합해 ‘107’로 만들었다.
“돈도 벌어보고, 인기도 누려봤지만 헛되고 헛되더군요. 함께 활동했던 이들을 떠올리면 지금 어디서 무얼 하는지 모르게 사라진 이들도 많잖아요. 이벤트 업체를 언제까지 운영할 수 있을까 고민할 즈음, 제가 좋아하는 빵집을 내는 게 어떨까 아이디어가 떠올랐어요.”
개업한 지 6개월여. 손지창은 최근 또 다른 꿈을 꾼다. 빵집으로 번 돈의 일부를 이웃과 나누는 일이다.
“앞으로 어려운 이웃과 1대 1 결연 등을 추진할 생각이에요. 빵집으로 벌어들인 순이익의 10%를 적립해 교회를 통해 해외봉사활동에 쓸 생각이에요. 물론 또 다른 10%는 함께한 직원들에게 인센티브 형식으로 나누기로 했어요. 다행히 이익이 쌓여가니 뜻한 대로 되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손지창은 주위 사람들로부터 ‘왜 연기를 계속하지 않느냐’는 질문도 받는다. 손지창은 애초 연기를 배웠던 이도 아니었다고 자신을 낮췄다. 배우 혹은 가수의 길이 내 것이라는 생각도 없었다. 어느 날 호텔에서 선배 배우가 한 PD에게 출연을 부탁하면서 봉투를 건네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그때 버림받기 전에 먼저 하나씩 버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움켜쥐려 하지 않고, 내려놓으니 편안해지더군요. 잘되면 잘될수록 불안했어요. 밑천이 드러나지 않을까라는 걱정도 됐고요. 때마침 아내는 연기를 계속하고 싶어했고, 저는 아이들을 돌보면서 사업에 전념해야겠다고 마음을 정하면서 여기까지 왔어요.”
손지창은 배우 오연수의 남편이자 현재 중학교 1학년, 초등학교 3학년생인 두 아이의 아빠다. 아내, 아이에 대한 사랑을 내비치는 모습이 여느 남편, 아빠와 달리 보인다.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게 아이들”이라는 게 그의 말이다. 아침에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회사로 출근할 때가 가장 행복하단다.
손지창은 아내 오연수가 최근 미시 배우로 조명받는 게 어떠냐는 질문에 함박웃음을 지었다. “인기는 혼자 얻는 게 아니라 작품과 그 작품에 참여한 모든 이의 힘”이라고 말하면서도 즐거운 눈치다. 손지창은 오연수가 내년에 방송될 KBS2 수목드라마 ‘아이리스2’에 캐스팅되자마자 액션스쿨로 달려갈 정도로 열정이 넘친다고 넌지시 아내의 열정도 자랑했다.
“아내의 동료와도 친하게 지내요. 빵집을 막 열 때 몇몇 동료가 직원들처럼 매일 와서 일을 돕고는 했어요. ‘공주의 만주’, ‘커리의 품격’, ‘길라임’, ‘청담스타일’ 같은 독특한 빵 이름도 아내와 함께 지었죠.”
손지창은 내년에 빵집 2호점의 문을 열 생각이다. 장기적으론 ‘베이커 107’을 체인점으로 운영하는 게 목표다. 프랜차이즈 형식이지만 자신과 일반 점주가 공동 투자 형식으로 하나씩 점포를 늘려나가고 싶다는 꿈도 꾸고 있다. 이익도 같이, 손해도 같이 나누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기업의 목표가 돈을 버는 거죠. 하지만 수익 창출이 최종 목적이면 안 되지 않겠어요? 장기적으로는 매장 하나를 열 때마다 빵집을 갖는 사람을 만들고, 한 사람씩 후원하면서 함께 사는 게, 제 소박한 꿈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