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복(18일)을 앞둔 더위 속에 일부 연예인들이 때아닌 한파에 떨고 있다. 경기 불황이 계속되면서 자신들의 이름과 얼굴값이 예전만 못해서다.
16일 홈쇼핑 관계자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연예인을 전면을 내세운 대다수 상품의 방송 효율(시간대별 시청률을 고려한 매출액 목표 대비 실판매액)이 대폭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홈쇼핑에 이름을 내건 연예인이나 방송인은 개그맨 정형돈·김학래, 배우 김성은·하유미·박준금, 요리연구가 이혜정 등이 있다.
이들의 지난해 실적은 대단했다. 준비한 물량의 200%를 가뿐히 팔아치우기는 예사였다. 일례로 정형돈은 지난 6월과 8월 두 차례 방송을 통해 총 8억 5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60분간 방송하면서 돈가스 1만 세트를 매진시킨 것. 방송 마감 10분 전에 매진된 점을 고려하면 10분당 매출액은 1억 원이 넘는다. 이후 같은 해 11월 마련된 특별전에서 정형돈은 한 방에 8억여 원의 매출을 달성하기도 했다.
A홈쇼핑의 한 관계자는 “당시 30분 만에 매진되는 일도 많았다. 실질적으로는 400%에 가까운 판매율을 보이며 물량이 없어서 못 팔았는데 올해 들어선 매진까지 되고 있진 않다”고 설명했다.
최근 들어 풍속도가 달라졌다. 홈쇼핑 측은 프라임 시간대에 편성하던 연예인 관련 상품을 방송 효율 목표가 낮은 시간대에 배치하기 시작했다. 구성 상품을 늘리고 사은품을 얹어주는 등의 프로모션도 강화했다. 업체와 홈쇼핑 자체의 마진율도 크게 낮췄다. 전체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와 비교했을 대 겨우 맞췄지만 연예인이나 홈쇼핑이 가져가는 순이익은 사실상 줄었다는 얘기다.
B홈쇼핑 관계자는 “유통업계가 전반적으로 다 어렵고, 홈쇼핑도 예외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연예인 브랜드 역시 별반 다를 게 없다”며 “다른 홈쇼핑사 역시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장기적으로 스타 마케팅에 쏟아 붓는 비용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며 “연예인에게도 돌아가는 이익이 적어 연예인과의 밀월 관계도 재설정해야 하는 시점이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인터넷 쇼핑몰로 재미를 보던 연예인도 된서리를 맞았다. 얼마 전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들의 소비자 기만행위가 대거 적발하면서 과태료와 함께 시정 명령을 내려서다. 백지영·진재영·황혜영·김준희·한예인·김용표 등이다. 백지영은 논란 이후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으나 여론의 따가운 시선은 아직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쇼핑몰 게시판에는 비판 글이 등장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구체적인 매출액은 공개할 수 없지만, 관련 사태 이후 쇼핑몰 거래량이 눈에 띌 만큼 급감했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