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희정 “기록보다 우승컵 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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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닷컴 기자I 2009.02.17 08:07:04

ㆍ프로농구 최초 4000도움 눈앞

[경향닷컴 제공] KT&G 가드 주희정(32)은 며칠 전 악몽을 꿨다.

그가 있는 곳은 팽팽한 승부가 한창인 농구 코트였다. 그런데 어느 순간 경기는 농구가 아니라 서로 치고 받는 난투극으로 변했다. 물론 주희정은 선봉에 섰다. 대학 시절 주먹깨나 썼던 그였고 누구보다 승부욕이 강한 그였다.

“상대가 어떤 팀인지, 내가 때린 선수가 누군지는 기억이 나지 않아요.”

잠시 후 한 마디 덧붙였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우리 팀이 이겼다는 사실이죠.”

그만큼 그에게 승리는 간절했다.

16일 전화 인터뷰를 한 그는 “요즘도 경기가 잘 풀리지 않으면 밤마다 몸을 부르르 떨면서 악몽을 꾼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정말 내가 생각해도 나는 미친 놈입니다. 미친 놈”이란 말을 불쑥 내뱉었다.

운동선수를 넘어 지는 걸 죽기보다 싫어하는 투사. 그가 바로 주희정이다. 주희정은 “2008~2009시즌이 다른 시즌에 비해 나와 팀에 너무나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최고 가드로 활약했지만 그에게 항상 따라붙는 꼬리표가 있었다. 바로 부진한 팀 성적이었다.

그가 우승한 것은 삼성에서 뛴 2000~2001시즌이 끝이었다. 2005년 KT&G로 이적한 뒤 2007~2008시즌 4위에 오른 게 이후 최고 성적.

“나름대로 나도 우리나라 최고 가드라고 생각하며 뛰었는데. 팀 성적이 좋지 않으니까 아무도 알아주지 않더라고요.”

KT&G는 현재 20승20패로 6위. 플레이오프에 나갈 수 있는 마지노선에 턱걸이했다. 7위 전자랜드와는 겨우 1게임 차.

“정규리그가 끝날 때까지 14경기가 남았는데 끝까지 방심할 수 없네요. 하는 수 없죠. 매 경기 목숨을 거는 수밖에.”

주희정은 밝게 전망했다. 부상에서 복귀한 칼빈 워너가 이전 위력을 되찾고 있고 주포 황진원의 외곽포가 터진다면 “3위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는 프로농구 사상 최초로 4000어시스트 돌파를 앞두고 있다. 주희정은 12시즌 동안 590경기에서 3951개의 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앞으로 49개만 더하면 4000어시스트 고지에 오른다. 서장훈(전자랜드)의 1만득점 못지않은 대기록. 이상민(삼성), 김승현(오리온스)과의 격차도 커 당분간 KBL 최고 도우미는 주희정이다. 그러나 그는 4000어시스트에 의미를 크게 두지 않았다.

“내가 은퇴할 나이도 아니고 4000어시스트는 거치는 과정일 뿐, 마지막 결과가 아니라 큰 의미는 없어요. 다만 지금은 고생하는 후배들, 좋은 감독님과 함께 우승컵을 들고 싶을 뿐입니다.”

‘연습벌레’ 주희정이 지금도 가슴이 찢어져라 바벨과 싸우고 심장이 터지도록 야간훈련을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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