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A매치 데뷔 이어 한국서 첫 경기
카스트로프 "데뷔 좋았지만 결과는 불만족"
손흥민·이재성 대기록엔 "시간 꽤 걸리겠지만 노력할 것"
[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대한민국 남자 축구 대표팀 역사상 첫 ‘외국 태생 혼혈 선수’ 옌스 카스트로프(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가 국내 데뷔전을 치렀다.
 | |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경기, 후반전 대한민국 카스트로프가 돌파하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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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경기, 후반전 대한민국 카스트로프가 태클로 공을 따내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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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트로프는 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 경기에 후반전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돼 경기가 끝날 때까지 그라운드를 누볐다. 비록 0-5 대패를 막진 못했으나 ‘어머니의 나라’인 한국에서 열렬한 응원과 함께 첫선을 보였다.
2003년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한국인 어머니와 독일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카스트로프는 독일에서 축구를 시작했다. 독일 16세 이하(U-16) 대표팀을 시작으로 연령별 대표팀에 차례로 선발될 만큼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올 시즌에는 묀헨글라트바흐에서 분데스리가 데뷔까지 해내며 당당한 독일 1부리그 선수가 됐다.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미국, 멕시코와 2연전을 통해 태극마크를 단 카스트로프는 브라질전을 통해 한국에서 처음으로 뛰었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6만 3237명의 팬은 카스트로프가 그라운드에 들어오자 엄청난 환호로 맞이했다.
 | |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경기, 후반전 대한민국 옌스 카스트로프가 드리블 돌파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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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카스트로프는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나 “팬들이 가득 찬 경기장 분위기는 환상적이었다”며 “한국 데뷔전을 치르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경기장은 물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많은 팬이 응원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기쁨도 잠시, 카스트로프는 경기 결과에 대한 아쉬움을 말했다. 그는 “이기는 걸 좋아하지만 오늘 경기는 정말 힘들었다”며 “데뷔한 건 좋았지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않다”고 복잡한 마음을 전했다. 이어 “5골 차로 지는 것보다는 더 잘할 수 있다고 믿지만 브라질이라는 강팀과 훌륭한 선수들이 펼친 경기는 존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카스트로프는 중앙 미드필더로 뛰다가 왼쪽 측면 공격수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소속팀에서도 자주 뛰었던 포지션이기에 큰 문제는 없다”며 “어떤 포지션이든 팀을 위해 뛸 것”이라고 다부지게 말했다.
 | |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경기, 후반전 대한민국 옌스 카스트로프가 브라질 루카스 파케타에게 태클하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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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대표팀 주장 손흥민(로스앤젤레스FC)은 한국 남자 A매치 최다 출전 신기록(137경기), 이재성(마인츠)은 센추리클럽(100경기)에 가입했다. 이제 A매치 3경기를 뛴 카스트로프는 “손흥민과 이재성의 A매치 경기 수를 보고 놀랐다”며 “1년에 10경기씩 뛰어야 하는 데 매번 좋은 몸 상태를 유지하는 건 쉽지 않다. 두 분께 축하의 말을 전한다”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카스트로프는 “쉽지 않을 것 같지만 최대한 많은 A매치에 나서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그러기 위해선 좋은 몸 상태와 경기력을 보이면서 감독님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대표팀의) 꿈이 이뤄졌지만, 차근차근히 해나가겠다”며 “시간은 꽤 걸릴 것”이라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