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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킹덤’,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 등 다수의 글로벌 흥행작을 만든 ‘콘텐츠 전문가’ 이상백 에이스토리 대표는 콘텐츠 제작 업계의 불황 타개책으로 해외 시장 진출을 꼽았다. 최근 이데일리와 만난 이 대표는 국내 시장에는 한계가 있다며 “내수만으로 시장이 만들어지려면 최소 7000만명의 인구가 되어야 한다”고 수출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이에 세계 곳곳에 있는 K팝 팬덤을 적극 활용할 것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K팝 팬이 수억 명, 우리나라 인구의 몇 배”라며 “그들은 특정 가수만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K컬처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우리 콘텐츠를 볼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또 “K팝 팬덤에 다가가기 쉬운 환경인 만큼 그들을 공략할 만한 콘텐츠를 만들고 비즈니스를 찾아야 한다”며 “이런 절호의 찬스가 사라질 수도 있다”고 짚었다.
콘텐츠 제작 업계에서 최근 중요하게 떠오르는 것은 지식재산권(IP)이다. 이 대표가 이끄는 에이스토리는 잘 된 콘텐츠의 IP를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사업을 시도해 수익구조를 확장하고 있는 제작사다. 대표적인 IP가 ‘우영우’다. ‘우영우’는 흥행 후 굿즈 펀딩, 웹툰 제작 등을 했으며 뮤지컬 제작도 논의 중이다. 여러 국가에서 리메이크 제안을 받아 계약을 맺기 위한 과정도 진행 중이다.
드라마 업계의 불황 속에서도 ‘유괴의 날’이 작품성을 인정받고 흥행하며 영국 방송사와 공동 제작이 이뤄졌으며, ‘크래시’도 시즌2 제작을 확정했다.
이 대표는 이같은 시도할 수 있었던 것은 IP를 확보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크래시’처럼 시즌제로, 안정적으로 제작될 수 있는 IP를 확보하고 찾는 것이 우선”이라며 “방송사·글로벌 OTT와의 협업도 중요한데, 협업에 따라 IP 비율을 나누거나 계약을 세부화하는 방법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업계의 급변하는 환경에서도 발 빠른 대처로 매번 흥행작을 만들고 새로운 수익 모델을 제시하고 있는 이 대표는 미디어 환경의 흐름에 잘 적응하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짚었다. 그는 글로벌 OTT인 넷플릭스가 한국 시장에 들어온 초창기에 ‘킹덤’을 작업하며 글로벌 흥행을 거둔 바 있다. 이 대표는 “OTT라는 새로운 모델이 생겼을 때, 모바일을 통해 콘텐츠가 소비되며 새로운 비즈니스가 일어났다”며 “이런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면서 이에 적합한 콘텐츠를 만들고 비즈니스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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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아직 AI 기술이 발전 중이라며 “2~3년 내로 제대로 된 AI 콘텐츠가 나올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 대표는 AI를 ‘혁명’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에이스토리에서도 AI를 활용한 시도를 하고 있는데 기술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국제방송영상마켓(BWCC)에서 AI를 본 외국 바이어들이 깜짝 놀랄 정도였다”며 “실사 드라마를 제작하는 것보다 제작비도 적고 구현할 수 있는 범위도 넓다”고 말했다.
해외 비즈니스를 위해서도 AI는 필요하다. 드라마의 시놉시스, 제안서를 번역해 전달하는 것보다 AI로 만든 영상을 통해 소통하는 것이 훨씬 빠르고 정확하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AI를 활용해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데 빨리 피드백이 오가고 과정이 축소된다”며 “번역도 빠르게 되기 때문에 한번에 많은 국가와 비즈니스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에이스코리는 콘텐츠의 퀄리티와 사업의 다각화, 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목표다. 이 대표는 “결국 좋은 스토리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며 “좋은 스토리가 있어야 여러 사업을 시도할 수도 있고 AI 활용도 할 수도 있다”며 “에이스토리는 지금처럼 철저한 검열을 통해 좋은 콘텐츠를 만들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글로벌 OTT의 의존도를 줄이고 다른 비즈니스 모델로 파이프라인을 만들어갈 것”이라며 “AI든 숏폼 드라마가 됐든 에이스토리 제작 정신에 위배가 안 되면 여러 시장에 도전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