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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한국이 싫어서’(감독 장건재)로 스크린에 복귀한 배우 고아성이 시나리오를 처음 건네받았을 당시를 이같이 회상했다. ‘한국이 싫어서’는 20대 후반의 계나(고아성)가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의 행복을 찾아서 직장과 가족, 남자친구를 뒤로하고 홀로 뉴질랜드로 떠나는 이야기다. 지난달 28일 개봉해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고아성은 개봉을 기념해 진행한 인터뷰에서 “‘한국이 싫어서’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가 영화 ‘항거’가 개봉할 때였다”며 “아는 배우와 함께 있을 때 대본을 받았는데, 그 배우가 나보고 ‘너는 유관순인데 한국이 싫으면 어떡하냐’고 하더라. 내 인생 참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하며 웃었다.
고아성이 ‘한국이 싫어서’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는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었던 2020년이었다. 고아성은 “당시 한국이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방역 강국이어서 자랑스러움을 느끼고 있었을 때였다”며 “그런데 내가 연기해야 하는 작품이 ‘한국이 싫어서’여서 제목 때문에 한참을 웃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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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했던 첫인상 덕분일까. 고아성은 시나리오를 받고 난 뒤 인근 서점에 가서 ‘한국이 싫어서’ 소설을 구해 읽기 시작했고, 스토리에 흠뻑 빠져 단 하루 만에 책을 다 읽었다고 했다. 고아성은 “소설을 읽었을 때 계나에 대한 인상이 강렬했다”며 “계나가 한국 사회의 피해자거나 착하고 이타적인 여주인공이 아니어서 좋았던 것 같다. 자존심이 세지만, 가끔 무너지는 계나의 모습을 스크린에서 살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고아성은 성격뿐 아니라 외모적으로도 완벽한 계나가 되기 위해 생애 첫 태닝에 나섰다. 또 교포 스타일을 구현하기 위해 메이크업도 바꿨다. 고아성은 태닝한 피부에 대해 “생각보다 마음에 들더라. 배우로 활동하면서 피부가 타면 안 된다는 강박을 늘 갖고 있었다”며 “한 번 태닝하고 나니까 뉴질랜드의 강한 햇빛 아래서 연기하는 것마저 자유롭게 받아들이게 됐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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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데뷔 20년 차가 된 고아성은 “내가 여성 원톱 영화 수익률 1위라고 하더라. 비교적 적은 예산의 영화를 많이 촬영하다 보니 수익이 많이 난 것 같다”며 “이번에도 실망시키지 않으려고 열심히 노력해서 촬영했다”고 말했다. 이어 “어릴 때부터 내가 성장해온 모습을 많은 관객이 지켜봤기에 근거 없는(?) 자신감이 있다”고 힘주어 말하며 “그런 분들을 실망하게 해드리고 싶지 않고,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좋은 작품,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고아성은 “한 시절을 담을 수 있는 영화에 참여해 기쁘다”며 “많은 분께 공감과 작은 위로가 되는 작품이길 바란다”고 기대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