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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욱은 28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남자 사브르 개인전 결승에서 파레스 페르자니(튀니지)를 15-11로 누르고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이로써 대한민국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선물했다.
오상욱은 생애 처음 출전한 2020 도쿄 올림픽에선 당시 세계랭킹 1위였음에도 개인전 8강에서 탈락하는 아픔을 겪었다. 하지만 두 번째 올림픽 도전은 달랐다. 압도적인 실력으로 한국 남자 사브르 선수로는 최초로 올림픽 개인전 결승에 진출했고 ‘금빛 찌르기’까지 성공했다.
이미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안게임,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개인전 우승을 차지한 바 있는 오상욱은 올림픽 금메달까지 따내면서 남자 사브르 개인전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오상욱의 금메달로 한국 펜싱은 2008년 베이징 대회부터 5회 연속 올림픽 메달 수확에 성공했다. 남자 사브르는 2012 런던 대회와 2020 도쿄 대회에서 단체전 2연패(2016 리우 대회는 단체전 미개최)를 달성했다. 하지만 개인전 금메달을 이번이 처음이다. 2016 리우 대회와 2020 도쿄 대회 때 김정환의 동메달이 개인전 최고 성적이었다.
대한민국 선수단은 대회 첫 날 사격 공기소총 10m 혼성 경기에서 박하준(KT)-금지현(경기도청)의 은메달, 수영 남자 400m 자유형 김우민(강원도청)의 동메달에 이은 이번 대회 세 번째 메달을 금빛으로 장식했다.
오상욱은 32강전부터 거침없이 올라갔다. 첫 경기인 32강전에서 에반 지로(니제르)를 15-8로 이긴데 이어 16강전에서 알리 파크다만(이란)을 15-10으로 제압했다. 8강전에선 파레스 아르파(캐나다)를 15-13으로 누르고 4강에 진출했다.
도쿄 올림픽 개인전 은메달리스트 사멜레와 4강전도 큰 문제가 없었다. 초반 0-3으로 잠시 끌려갔지만 이후 반격에 나서 전세를 역전시켰고 15-5로 간단히 경기를 끝내면서 은메달을 확보했다.
결승전 상대는 세계랭킹 14위인 ‘복병’ 페르자니였다. 페르자니는 32강전에서 대표팀 맏형 구본길(국민체육진흥공단)을 제압했고 준결승전에선 현재 세계랭킹 1위 지아드 엘시시(이집트)를 이긴 돌풍의 주인공이었다.
오상욱은 큰 키와 긴 다리를 이용한 특유의 런지 공격으로 상대를 압박했다. 14-5까지 크게 앞서 손쉬운 승리를 거두는 듯했다. 하지만 마지막 1점을 남기고 페르자니가 무섭게 추격에 나섰다. 어느덧 스코어는 14-11까지 좁혀졌다. 하지만 오상욱은 흔들리지 않고 마지막 15번째 득점을 올려 금메달을 확정지었다.
함께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 함께 출전한 ‘2000년생 막내’ 박상원(대전광역시청)은 16강에서 선천펑(중국)에게 11-15로 패했다. 4번째 올림픽에 출전한 ‘맏형’ 구본길은 32강전에서 페르자니에게 져 메달권 진입에 실패했다.
결승전에 앞서 열린 남자 사브르 개인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사멜레가 엘시시를 15-12로 꺾고 도쿄 올림픽 은메달에 이어 2회 연속 개인전 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자 에페 개인전에선 송세라(부산광역시청)가 16강전에서 에스테르 무허리(헝가리)에게 6-15로 져 탈락했다. 강영미(광주광역시 서구청)와 이혜인(강원도청)은 32강에서 고개숙였다. 여자 에페 개인전에선 세계 1위 비비안 콩(홍콩)이 결승전에서 오리안 말로(프랑스)를 13-12로 꺾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3위는 무허리에게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