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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9득점' 조건휘 "'제발 한 번만 기회 와라' 생각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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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무 기자I 2024.02.13 06:00:00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는 조건휘. 사진=PBA 사무국
프로당구 PBA에서 첫 우승을 이룬 조건휘(오른쪽)가 아내와 뜨거운 키스를 나누고 있다. 사진=PBA 사무국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제발 한 번만 기회가 오길 바랐죠”

풀세트 명승부 끝에 극적인 역전드라마를 쓰면서 프로당구 PBA 첫 우승을 이룬 조건휘(32·SK렌터카)의 소감이다.

조건휘는 12일 밤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즌 8차 투어 ‘웰컴저축은행 웰뱅 PBA-LPBA 챔피언십’ PBA 결승서 임성균(28)을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4-3(15-5 6-15 5-15, 15-7 6-15 15-7 11-9)으로 이기고 생애 첫 우승을 달성했다.

2019~20시즌 프로 출범과 함께 PBA에 뛰어든 조건휘는 그동안 열렸던 원년 시즌 2차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그동안 출전한 35번의 대회에서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하다가 36번째 대회에서 기어코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조건휘의 우승은 대역전드라마였기에 더 짜릿했다. 세트스코어 3-3 동점 상황에서 11점 제로 치러진 마지막 7세트. 조건휘는 4이닝까지 임성균에 2-9로 뒤져 패색이 짙었다.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은 임성균의 우승을 당연하게 여겼다.

하지만 단 한 사람만은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조건휘였다. 임성균이 4이닝 후공에서 무려 6득점을 쓸어담았지만, 경기를 끝내지는 못했다. 5이닝 기회를 잡은 조건휘는 모든 집중력을 쏟아부었다. 차근차근 침착하게 한 점씩 쌓아나갔다.

조건휘가 2~3점을 뽑았을 때 만해도 ‘저러다 말겠지’라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점점 점수가 늘어가자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결국 조건휘는 연속 9점을 뽑으면서 먼저 11점에 도달, 기적같은 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조건휘는 우승 인터뷰에서 “TV로만 시상식을 보다가 직접 우승 시상식을 겪으니 아무 생각도 안 난다”며 “특히 7세트 마지막 상황에서 9점을 한 번에 쳤다는 것이 너무 기분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조건휘는 9점을 뽑은 마지막 기회 상황에 대해 돌아봤다. 그는 “2-9로 뒤지고 있을때 그냥 아무 생각도 없었다”며 “그냥 한 번만 기회가 오면 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 번에 장타를 노리기 보다는 일단 공 하나하나를 맞춰야겠다는 생각이 컸다”며 “지더라도 저질러봐는 생각으로 그냥 시원시원하게 쳤다”고 덧붙였다.

프로당구 원년에 준우승을 경험했던 조건휘는 이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2021~22시즌 4강에 한 번 든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이번 시즌에도 4차 대회에서 16강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 조기 탈락했다. 지난 시즌에는 Q스쿨로 떨어질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Q스쿨로 강등되면 팀 리그에도 참가할 수 없다. 선수로선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

조건휘는 “최근 연습방법이나 경기 스타일을 바꿨다”며 “그전에는 공격과 수비를 다 신경쓰다 보니 많이 지쳤던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더불어 “지금은 연습구장에서 치듯이 즐기면서 편안하게 치려고 한다”면서 “포지션에 너무 신경 쓰지 않고 ‘무조건 공격’이라는 생각으로 공 하나하나에 집중한다. 이제 내 스타일을 찾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당구에 모든 것을 올인했던 삶의 방식도 변화를 줬다. 그전에는 일주일 내내 당구를 쳤다. 매일 긴 시간 연습한 뒤 새벽에 집에 들어갔다. 늦은 시간에 귀가하다 보니 아내와 마찰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최대한 여유를 가지려고 한다.

조건휘는 “당구 선수라고 당구만 치다 보니 너무 예민했던 것 같다”며 “지금은 일주일에 하루 정도 당구를 내려놓고 아내와 시간을 보내고 있다. 프로라면 집착을 해야 하는 게 맞지만, 여유도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4년의 기다림 끝에 감격의 첫 우승을 이룬 조건휘는 이제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자 한다. 이번 우승이 ‘반짝’이 아님을 증명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는 “이제 첫 우승을 했지만 이 우승 한 번에 만족하지 않겠다”며 “도태되지 않고 더 발전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으로 당구를 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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