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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그에게서 최근 두 번에 걸쳐 다소 이례적인 멘트들이 이어졌다. 몇몇 선수들을 공개적으로 비판했기 때문이다. 단어 선택도 평소답지 않게 강했다. “충격 요법이 필요하다”거나 “마운드로 뛰어 올라가고 싶었다” 등등.
염 감독의 날 선 비판은 두 명의 투수를 향한 것이었다. 김영민과 강윤구가 주인공. 염 감독은 김영민이 지난 1일 잠실 두산전에서 2이닝 6실점으로 무너진 뒤 “여러가지 충격 요법이 필요한 때”라고 질책했다. 강윤구가 6일 목동 삼성전서 4.1이닝 동안 사사구를 9개나 내주고 자멸한 뒤에는 “사우나에 있는 것 처럼 땀이 났다. 팬들에게 보여주기 싫은 경기였다”고 강하게 목소리를 높였다.
공개적으로만 이야기한 것이 아니다. 경기 후 따로 불러 한시간 가까이 직접 혼을 냈다. 염 감독이 선수에게 직접 불만을 이야기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코치에게는 많은 주문을 해도 선수에게는 부담을 줄여 줘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기 때문이다.
“팀이 상승세에 있을 땐 (선수들을) 안 건드리는 것이 상책”이라는 것이 야구계의 상식이다. 2013 한국 프로야구에서 현재 가장 잘 나가는 팀은 단연 넥센이다. 넥센은 7일 현재 32승1무16패 2위 삼성에 두 경기차 앞선 1위다. 그 누구도 넥센 돌풍이 지금 처럼 길게 이어질거라 예상하지 못했다. 이렇게 좋은 분위기 속에서 그는 왜 안 하던 쓴소리 카드를 꺼내들었던 것일까.
먼저 김영민과 강윤구가 지닌 존재감이다. 둘의 진화가 없다면 넥센은 지금의 상승세를 오래 이어가기는 어려워진다. 나이트-밴헤켄으로 이어지는 원.투 펀치는 나름의 무게감을 갖고 있지만 둘을 뒷받침하고 있는 세 명의 투수는 아직 변수가 더 많다. 누구도 한국 프로야구에서 풀타임 선발을 경험하지 못했다.
타선은 언제든 상승세가 꺾일 수 있는 법. 계산 가능한 선발이 부족하다는 건 장기 레이스에서 큰 약점이 될 수 있다. 홀수 구단 체제 아래의 불규칙한 일정을 감안한다 해도 마찬가지다. 김영민과 강윤구가 선발 투수로서의 책임감을 무겁게 느껴야 할 시기가 바로 지금이다.
두 번째 이유는 다소 역설적이다. 잘 나가고 있기 때문에 서둘러 아픈 부분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넥센은 아직 치명적 연패를 기록하지 않았다. 그래프로 치면 여전히 오르막을 가고 있다는 것이 염 감독의 판단이다.
염 감독은 “올시즌 들어 우리 팀은 이렇다 할 위기를 맞은 적이 없다. 바꿔 말하면 앞으로 언제든 고비가 올 수 있다는 의미”라고 전제한 뒤 “때문에 지금 어떻게든 1승이라도 더 모아 둬야 한다. 또 속 상한 이야기도 지금 다 해둬야 한다. 팀이 어려워졌을 때 감독의 한 마디는 선수들에게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팀이 잘 나가며 선수들의 부담이 조금이라도 덜 할 때 하나라도 더 고쳐두겠다는 의미다.
염 감독이 일찍 꺼내 든 회초리가 앞으로 넥센 야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또 넥센이 고비를 맞았을 때 꺼낼 카드는 무엇일지 지켜보는 것도 매우 흥미로울 듯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