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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유숙기자]최근 아버지를 소재로 해 부성애를 강조한 한국 영화들이 대거 쏟아져 나오고 있다.
가족의 달이라고는 하지만 유례없는 ‘소재 쏠림 현상’이라 영화 관계자들조차 ‘이해할 수 없다’며 고개를 갸우뚱 할 정도이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일명 ‘아버지 영화’ 중 하나인 ‘날아라 허동구’의 주인공 정진영은 “부성애 영화는 사회가 요구해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영화는 사회의 요구에 의해 만들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다”며 “요즘 같은 가족 해체 시대에는 오히려 가족의 따뜻함을 그리고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영화에 대한 수요가 생기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진영은 이어 “아버지가 옛날에는 당연히 부여되는 권리였지만 이제는 꼭 그렇지만도 않은 시대가 됐다”며 “가족의 해체가 역설적으로 가족의 가치를 들이대는 영화를 만든 것이 아닌가 싶다”고 자신의 생각을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대중영화는 사회를 앞서가지 못한다. 사회의 요구에 따르지 않고 강요한다면 그 영화는 망할 뿐이다”면서 “주류 영화들과 작은 영화들이 같이 갈 수 있는 다양성은 보장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아버지 영화들의 범람에 결국 득보다는 피해가 더 크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영화 홍보사 관계자는 “함께 시너지 효과를 보기보다는 손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며 “영화를 보면 각각 다른 영화지만 어떤 컨셉트로 이야기를 해도 관객들은 똑같다고 생각한다. 홍보 아이템이나 이벤트도 비슷해서 차별화가 힘들다”고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더욱 한국 영화 속 아버지들은 자신들끼리의 싸움뿐만 아니라 초대형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과의 격전을 시작했다.
이 아버지들이 블록버스터 공세에 얼마나 강하게 맞설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