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에서 2년 5개월 만에 통산 4승째를 거둔 박현경(23)은 현재 투어에서 가장 퍼트를 잘하는 선수 중 한 명이다. 2021년부터 올해까지 3년 동안 평균 퍼트 1위-2위-4위를 기록하는 등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오랜만에 우승을 차지하고 눈물을 쏟은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에서도 단연 돋보인 건 그의 퍼트였다. 페어웨이 안착률은 공동 36위(83.93%)에 그쳤고 그린 적중률도 공동 21위(75%)로 썩 높은 편이 아니었지만, 평균 퍼트 부문에서 공동 5위(1.61타)에 올랐다. 적재적소에 퍼트가 홀 안에 제대로 떨어진 덕분에 긴 시간 겪은 무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런 박현경은 퍼트 성공률을 높이려면 ‘거리감’을 맞추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박현경은 “저는 1m부터 10m 이상까지 저만의 퍼트 스트로크 크기가 미터별로 정해져 있다”고 비법을 밝혔다. 1m 단위로 스트로크 크기와 힘을 정해놓고 퍼트 스트로크를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3m 거리의 퍼트를 남겼을 때는 백스윙 시 어드레스한 두 발 중 오른발 안쪽까지만 클럽 헤드를 뺐다가 스트로크하고, 5m 퍼트를 할 때는 클럽 헤드를 오른발 바깥까지 뺐다가 스트로크하는 식이다. 박현경은 “거리별로 나만의 스트로크 크기가 반드시 정립돼 있어야 정확한 거리 감각이 나온다”고 귀띔했다.
또 박현경은 ‘자신감 있는 터치’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박현경은 “공에 퍼터 페이스를 문대는 듯한 스트로크는 절대 좋지 않다. 이는 자신 있게 스트로크하지 못할 때 나오는 행동”이라고 말했다. 박현경은 이런 스트로크를 방지하기 위해 티 2개를 준비하라고 설명했다. 공이 들어갈 만한 간격을 만든 뒤 위, 아래로 티를 한 개씩 꽂고 티를 때리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박현경은 “팔로 스루 없이 임팩트만 연습하는 방법”이라며 “티를 때리면 자연스럽게 팔로 스루가 이뤄지고, 자신 있게 임팩트를 주는 연습도 된다”고 밝혔다.
박현경은 “이런 연습을 하는 이유는 방향성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퍼트를 자신 있게 치지 못하면 내가 본 라인보다 경사를 더 많이 탈 확률이 높지만, 자신 있는 스트로크를 하면 정확한 임팩트 덕분에 공이 더 힘있게 굴러간다”고 설명했다.
아마추어 골퍼들은 특히 머리와 손목을 움직이지 않는 것에 신경 써야 한다. 박현경은 “퍼트는 샷에 비해 스윙이 아주 작은데도 불구하고 좌우로 몸이 움직이는 분이 많다. 몸이 흔들리면 스위트 스폿에 공을 맞히기 어렵다”며 “머리가 움직이지 않는 상태에서 스트로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트로크 시 손목이 많이 움직이는 골퍼들을 위한 박현경만의 연습법도 공개했다. 박현경은 “저는 국가대표 때부터 퍼터 그립을 잡았을 때 왼손목 안쪽과 퍼터 그립 사이에 티를 꽂고 퍼트 연습을 했다. 손목이 흔들리면 손목과 그립 사이에 있던 티가 빠진다. 티를 떨어뜨리지 않으려 의식하다 보면 자연스레 손목이 고정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