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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G는 프랑스 수도 파리를 연고로 하면서도 오랫동안 주목받지 못했다. 1960년대까지는 3부리그를 전전했을 정도였다. 그러다 파리를 연고로 하는 1부리그 팀이 한 팀도 남지 않자 시민들 지지를 등에 업고 파리를 대표하는 팀으로 발돋움했다.
1990년대 카날플뤼스 방송사가 클럽을 인수한 뒤 리그 우승을 차지하면서 전성기를 활짝 여는 듯 싶었다. 하지만 사업이 어려워진 카날플뤼스가 구단 지분을 매각했고 PSG는 다시 팀이 어려워졌다. 이후 심각한 부채에 시달려야 했다.
2000년대까지 별볼일 없었던 PSG의 운명을 바꾼 것은 ‘오일머니’였다. 카타르국부펀드인 ‘카타르 스포츠 인베스트먼트(QSI)’는 2011년 당시 리그앙에서 중하위권에 머물던 PSG를 전격 인수했다.
PSG는 카타르의 막강한 자본을 등에 업고 전혀 다른 팀이 됐다. 세계적인 축구 스타들을 하나둘씩 쓸어담기 시작했다. 2012년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스웨덴), 치아구 시우바(브라질) 등을 영입한데 이어 2013년에는 데이비드 베컴(잉글랜드)까지 가세했다.
돈의 효과는 대단했다. 2012~13시즌 리그 우승을 시작으로 지난 시즌까지 12차례 시즌 가운데 9번이나 정상에 올랐다. 우승을 이루지 못한 나머지 시즌은 준우승을 차지했다.
PSG는 오늘날 최고의 호화멤버를 자랑한다. 2017년 브라질의 슈퍼스타 네이마르를 바르셀로나(스페인)에서 영입했다. 당시 PSG가 네이마르를 영입하기 위해 들인 이적료 2억2200만 유로(약 3163억 원)는 지금도 최고 이적료 순위 1위를 지키고 있다.
같은 해 최고의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던 킬리안 음바페도 AS 모나코(프랑스)에서 데려왔다. 음바페의 당시 이적료도 1억8000만유로(2564억원)에 달했다. 이 금액은 이적료 순위에서 네이마르에 이어 2위에 해당한다.
PSG가 말도 안되는 돈을 이적시장에 쏟아부으면서 선수들의 이적료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심지어 2021년에는 세계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로 꼽히는 리오넬 메시까지 데려오면서 마치 컴퓨터게임에나 나올법한 ‘초호화멤버’를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네이마르-음바페-메시가 같은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비는 모습에 축구팬들은 눈을 의심할 정도였다.
메시는 지난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났다. 현재 미국 메이저리그 사커 인터 마이애미로 입단을 눈앞에 두고 있다. 팀의 기둥인 음바페와 네이마르는 여전히 건재하다. 이들뿐만 아니라 마르키뇨스(브라질), 파비안 루이스(스페인), 마르코 베라티, 잔루이지 돈나룸마(이상 이탈리아) 등 각 포지션에서 월드클래스 선수들이 활약하고 있다. 멤버 개개인의 이름값만 놓고 보면 다른 유럽 빅리그의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을 정도다.
워낙 멤버가 화려하다 보니 현지언론에선 ‘이강인이 PSG와 어울리는 선수인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프랑스 일간지 레퀴프는 “이강인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중하위권 팀에서 뛰면서 딱 한 시즌 좋은 활약을 펼친 것이 전부”라며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에서 뛴 경험도 발렌시아 시절 조별리그 몇 경기가 전부”라고 지적했다.
PSG의 목표는 단순히 리그앙 우승이 아니다. 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바로 UCL 우승이다. 초호화멤버를 갖췄음에도 최근 10시즌 동안 PSG가 UCL에서 거둔 최고 성적은 준우승이다. 심지어 16강에서 떨어진 것은 5번이나 된다. 심지어 메시가 활약한 지난 두 시즌에서도 연속 16강에서 탈락했다.
세계 최고 명문 구단 유니폼을 입게 된 이강인의 도전은 지금부터다. 아무리 좋은 팀에서 뛰더라도 경기에 나서지 못하면 소용없다. 쟁쟁한 선수들과 주전 경쟁에서 실력과 존재감을 증명해야만 PSG 유니폼이 더 빛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