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홀’은 영화진흥위원회(위원장 박기용, 이하 코픽) 산하 한국영화아카데미(원장 조근식, 이하 KAFA)가 운영하는 정규과정 졸업 작품이다.
KAFA 작품이 칸 국제영화제에 초청된 것은 조성희 감독의 ‘남매의 집’(2009) 이후 약 14년 만이다. 조 감독은 당시 3등 상을 수상했다. ‘홀’이 초청받은 라 시네프 섹션(구 시네파운데이션)은 전 세계 영화학교가 배출한 단편 영화 경쟁 부문으로 수상을 겨룬다. 한국 영화 중에선 2021년 윤대원 감독의 ‘매미’ 이후 2년 만의 초청이다.
영화 ‘홀’은 ‘외근 차 남매의 집을 방문한 사회복지사가 방 안에서 커다란 맨홀을 발견하고, 아이들로부터 그곳에 들어가 줄 것을 제안받는다’는 내용을 그린 이야기다. 음산한 분위기와 묘한 긴장감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 라 시네프 섹션의 아티스틱 디렉터 디미트라 카르야(Dimitra Karya)는 이 작품에 대해 “매우 잘 연출되고 절제된, 설득력 있는 스릴러이며, 미국의 저명한 호러, 판타지 , 공상과학 소설가인 H. P. 러브크래프트의 기묘하고 무서운 분위기가 떠올랐다”고 평했다 .
이번에 칸 국제영화제 진출에 성공한 황혜인 감독은 지난 2월 KAFA를 갓 졸업한 정규과정 졸업생(39기)이다. 황 감독은 이번 영화제 진출에 대해 “이 소식을 함께 영화를 만든 배우, 스태프와 나눌 수 있어 기쁘다 ”며 “오로지 영화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 KAFA에도 감사하다 ”고 소감을 밝혔다. 조근식 KAFA 원장은 “이번 영화제 진출은 부산 이전 이후 기수가 오랜만에 칸 국제영화제에 초청된 것이라 더 의미가 깊다”며 “앞으로도 KAFA가 우리나라를 넘어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영화 학교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칸 국제영화제에서는 송강호 주연의 ‘거미집’(감독 김지운)을 비롯해 송중기 주연의 ‘화란’(감독 김창훈), 정유미 이선균 주연의 ‘잠’(감독 유재선), 홍상수 감독의 신작 ‘우리의 하루’, 이선균 주지훈 주연의 ‘탈출 The Project: Silence’(감독 김태곤, 이하 ‘탈출’) 등 한국의 장편 영화 5편이 초청됐다. 아쉽게도 트로피를 겨룰 경쟁 부문 진출작은 없다.
한편 올해 칸 국제영화제는 오는 5월 16일부터 27일까지 프랑스 남부 도시 칸에서 개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