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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가 이끄는 아르헨티나는 14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루사일의 루사일 아이코닉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4강전에서 크로아티아를 3-0으로 제압했다.
이번 월드컵을 통해 ‘라스트 댄스’를 꿈꾸는 메시가 전반 34분 페널티킥으로 선제 결승골을 터뜨린데 이어 ‘2000년생 신예’ 훌리안 알바레스(맨체스터 시티)가 멀티골을 기록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메시는 후반 24분 알바레스의 세 번째 골을 어시스트하는 등 1골 1도움으로 승리 일등공신이 됐다.
이로써 아르헨티나는 통산 6번째 월드컵 결승에 진출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결승전 이후 8년 만이다. 당시는 결승전에서 독일에게 0-1로 패해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아르헨티나는 15일 새벽에 열리는 프랑스 대 모로코의 4강전 승자와 우승 트로피를 놓고 맞대결한다. 결승전은 19일 0시에 열린다. 만약 아르헨티나가 이겨 우승을 차지하면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이후 36년 만에 월드컵 정상에 오른다.
8년 전 월드컵에서 우승을 눈앞에 두고 눈물을 흘렸던 메시도 자신의 선수 인생 마지막 월드컵에서 첫 우승을 이룰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반면 4년 전 러시아월드컵에서 결승까지 올라 준우승을 차지했던 크로아티아는 이번 대회에서도 승부차기로 연승을 거두며 4강까지 진출했지만 아르헨티나의 벽을 넘지 못했다.
메시와 마찬가지로 이번 대회가 마지막 월드컵이 될 것으로 보이는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도 아쉬움 속에 월드컵을 마무리하게 됐다.
이날 4강전은 2014년 대회 준우승팀(아르헨티나) 대 2018년 대회 준우승팀(크로아티아)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게다가 양 팀 간판스타인 메시와 모드리치는 팀이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음에도 최우수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든볼을 받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아르헨티나는 크로아티아를 압도했다. 8강에서 세계 최강 브라질을 꺾은 크로아티아의 끈끈한 수비도 아르헨티나 앞에선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경기 초반에는 크로아티아의 수비가 빛나는 듯 했다. 아르헨티나는 계속된 공격에서 크로아티아 골문을 쉽게 열지 못했다. 하지만 전반 중반 이후 크로아티아 수비벽에 균열이 생겼다. 전반 32분 알바레스가 크로아티아 진영에서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다 크로아티아 골키퍼 도미니크 리바코비치(디나모 자그레브)에 걸려 넘어졌다.
주심은 곧바로 골키퍼 파울을 지적하며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메시는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골문 구석을 뚫었다. ‘승부차기 선방 영웅’ 리바코비치도 도저히 막을 수 없는 완벽한 슈팅이었다.
메시는 이번 대회 5호골을 기록하면서 프랑스의 킬리안 음바페(파리 생제르맹)와 함께 득점 공동 선두에 올라섰다. 아울러 월드컵 통산 11번째 골을 기록, 아르헨티나 선수 역대 월드컵 최다골 기록을 갈아치웠다.
아르헨티나는 메시의 선제골 후 불과 5분 만에 추가골을 만들었다. 이번에도 알바레스가 크로아티아 수비를 무너뜨렸다. 알바레스는 거침없는 돌파에 이어 슈팅까지 연결해 추가골을 성공시켰다.
전반을 0-2로 뒤진 채 마친 크로아티아는 K리그에서 활약한 적이 있는 공격수 미슬라프 오르시치(디나모 자그레브)와 니콜라 블라시치(토리노)를 투입하며 공격에 변화를 줬다. 후반 5분에도 브루노 페트코비치(디나모 자그레브)까지 교체로 집어넣는 등 공격수들을 대거 보강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의 기세를 꺾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아르헨티나는 후반 24분 세 번째 골을 터뜨려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메시가 크로아티아 센터백 요슈코 그바르디올(라이프치히)를 수비를 제치고 페널티지역 오른쪽 측면을 파고든 뒤 안쪽으로 공을 밀어줬고 이를 알바레스가 침착하게 슈팅해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27분 마르코 리바자를 투입했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3골 차로 뒤진 크로아티아는 후반 36분 모드리치를 벤치로 불러들이면서 사실상 패배를 인정했다. 그래도 한 골이라도 만회하기 위해 마지막까지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16강과 8강에서 체력을 너무 소모한 탓에 체력적으로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