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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성, 고현정 소속사 아이오케이컴퍼니에 새 둥지를 틀고 배우로 전향한 그룹 여자친구 출신 소원의 이야기다. 소원은 배우로 전향하면서 본명인 ‘김소정’으로 활동명을 변경했다. 지난 7년간 아이돌 가수로 활동했지만, 이제는 음악 대신 연기에 전념하겠다는 의지를 이름으로 드러낸 것이다.
최근 들어 7년간의 아이돌 활동을 마치고 배우로 전향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러블리즈 서지수·케이, 구구단 김나영 등이 연이어 배우 전문 기획사로 옮겨 활동 제2막을 준비하고 있다. 서지수는 박시연·정유미가 소속된 미스틱스토리에, 케이는 김준수·정선아가 소속된 팜트리아일랜드에, 김나영은 조승우가 소속된 굿맨스토리에 각각 새 둥지를 틀었다.
캐스팅 소식도 연이어 전해지고 있다. 김소정은 롯데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하는 호러 숏폼 콘텐츠 ‘4분44초’, CGV·컨택트미디어가 함께 기획한 시네라마(시네마+드라마) ‘오싹한 동거’의 주인공으로 발탁됐다. 케이는 오는 29일 개막하는 뮤지컬 ‘엑스칼리버’ 앙코르 공연에 기네비어 역으로 합류해 뮤지컬 배우로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아이돌의 배우 전향이 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로 아이돌 그룹의 짧은 활동 수명이 꼽힌다. 성과나 인기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아이돌 그룹 멤버들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정한 표준계약서에 따라 데뷔 후 첫 재계약 시점인 7년을 기점으로 활동 지속 여부를 결정한다. 음악적 역량이 뛰어난 메인보컬이나 싱어송라이터 멤버들은 팀이 아니어도 개인 활동을 이어갈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멤버들은 새로운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 그 대안으로 오래 활동이 가능한 배우 전향이 꼽히고 있는 것이다.
아이돌의 배우 전향에는 환경도 한몫을 한다. 대부분의 아이돌은 연습생 때부터 보컬, 댄스와 더불어 연기 트레이닝을 받는다. 그룹 멤버로서 음악 활동을 하면서 각자의 재능을 살려 연기활동을 병행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멤버들 자신뿐 아니라 소속 기획사 입장에서도 수익 극대화를 위한 선택이다. 방송사나 OTT 드라마 외에 웹드라마 등 숏폼 콘텐츠도 늘고 있어 무리 없이 연기 경험을 쌓을 수 있다.
팬덤을 노린 제작사들의 러브콜도 빼놓을 수 없다. 아이돌 활동을 통해 쌓은 팬덤은 잠재적 시청자이자 관객이란 점에서 제작사가 먼저 재계약을 앞둔 아이돌에게 배우 전향을 종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가요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하지만 배우 전향도 신중해야 한다. 성공이 보장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배우들은 나이, 이미지 등을 고려해 작품에 캐스팅이 된다. 역할은 한정돼 있는데 또래 연기자들이 많다면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아이돌로서 확보한 팬덤은 캐스팅은 물론 연기 활동에도 지지해주는 힘이 되지만 연기자로서 꾸준히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제대로 자리잡기가 어렵다. 연기자들 사이에서 외모가 돋보이는 아이돌이 많지 않다는 평가도 있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K팝의 글로벌 인기에 힘입어 해외 팬들의 호응으로 작품 수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아이돌 출신 배우를 향한 제작사의 러브콜이 늘어나고 있다”면서도 “연기에 도전해 활동 수명이 늘어난다는 것도 어디까지나 ‘성공하면’이라는 단서가 붙는다. 연기력을 늘리고 배우로서 입지를 다지기 위해서는 적잖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