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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은 후보가 공개되면서부터 화제를 모았다. 남녀 주·조연상 후보 20명 중 유색인종이 9명으로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다. 전 부문 여성 후보 수도 70명으로 역대 최다였다. 후보로 세운 기록은 수상까지 이어지며 ‘아카데미 시상식’의 변화를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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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5년, 2016년 백인·남성 중심의 후보를 꾸려 차별 논란에 휩싸였던 아카데미는 지난해 한국 영화인 ‘기생충’에 작품상, 감독상 등 4관왕을 안기며 변화의 시작을 알렸고, 올해 시상식에서도 그 기조를 이었다. 여우조연상 윤여정 외에 중국계 미국인인 클로이 자오가 아시안 여성 최초로 감독상을 수상하며 아카데미의 변화를 담아냈다. 클로이 자오가 연출한 ‘노매드랜드’는 아카데미 최고 영예인 작품상도 수상했다. 흑인 배우 다니엘 칼루야는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정지욱 문화평론가는 “질타를 받고 바뀔 수 있는 것도 오스카의 힘이라고 본다”라며 “오스카의 지난해 수상 결과가 이변에 가까울 정도로 큰 변화였다면 올해는 자연스러운 변화, 개방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폭넓은 작품을 수용하고 계속 변화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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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은 시상식 곳곳에서도 드러났다. 시상자로 나선 봉준호 감독은 영어가 아닌 한국어로 후보들을 소개했고, 다큐멘터리상의 후보를 소개하는 장면에서는 수화로 후보들의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아시아계 배우 최초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스티븐연은 시각효과상 후보 소개를 맡았다.
수상 소감에서 나온 차별에 대한 언급도 이번 시상식의 인상적인 부분으로 남았다. 분장상을 수상한 흑인 미아 닐은 차별을 겪었지만 포기하지 않은 조상들을 언급하며 “유리천장을 깨는 이 자리에 서서 그분들께 영광을 돌리고 싶다”면서 “여성들, 흑인, 트렌스젠더, 히스패닉, 인디안도 이 자리에 서는 모습을 보고 싶다. 언젠간 훗날에 그것이 당연한 일이 되는 날도 올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백인 경찰에게 인종 차별 행위를 당하는 흑인 남성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영화 ‘투 디스턴트 스트레인저스’로 단편 영화상을 수상한 트라본 프리 감독은 “미국 경찰은 통계적으로 하루에 3명을 죽인다. 그 사람들 중 압도적으로 흑인이 많다”며 “다른 사람의 고통에 무관심한 것이 끔찍한 것이다. 여러분들은 무관심해지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박애상을 수상한 타일러 페리는 멕시코인, 흑인, 아시안, 백인이라서 증오하는 것을 멈추자며 “‘박애상’을 받으면서 어떤 환경에 처해 있든 그 환경 중간에 서서 증오를 멈추고 치유가 일어나게끔 노력하는 모든 분께 이 상을 드린다”고 전했다.
정 평론가는 사회적 메시지를 던진 수상 소감에 대해서도 “단순한 수상 소감을 넘었다”라며 “영화가 가지고 있는 힘 중에 사회 참여, 사회 계몽에 대한 역할을 충실히 한 것”이라고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