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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코로나 재비상→다시 고개 든 '노마스크 방송' 논쟁

김보영 기자I 2020.12.08 06:00:00

현장 마스크 지침 자리잡았지만…녹화 동안 소용 無
"마스크 착용, 정보 전달 해칠까봐 조심스러워"
일부 야외 예능 마스크 착용 시도…"시의성도 중요"

(왼쪽부터 시계방향)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MBC ‘전지적 참견시점’, SBS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 (사진= 각 방송사 방송 화면)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이틀 연속 600명대를 기록하며 3차 대유행의 여파가 걷잡을 수 없이 뻗어가고 있는 가운데, 전례 없는 잇단 확진자 발생에 연예계 전체가 비상이 걸렸다. 가요계에서는 아이돌 업텐션과 에버글로우를 시작으로 이찬원, 청하까지 확진 판정을 받은데 이어 민규동 영화감독, 배우 소속사 관계자들의 잇단 감염 소식으로 영화계와 방송계 모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보조출연자, 스태프를 넘어 감독, 연예인들까지 감염 위험이 현실로 다가오자 업계 및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방송 중 연예인 마스크 착용 문제가 다시 큰 화두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사실 연예인들은 다른 출연진들과 카메라 스태프들, 매니저, 스타일리스트 등 다수의 사람들과 함께 팀을 이뤄 일정을 소화하는 업무 성격상 코로나19 감염 위험에 가장 많이 노출될 수밖에 없는 직업군 중 하나다. 지금은 촬영장 내 방역 및 안전 지침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 모든 관계자가 촬영 전 검사를 받고 마스크를 의무 착용하는 등 코로나19 예방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하루 중 카메라 앞에서 녹화하는 시간이 가장 긴 연예인들은 촬영 외 시간에 준수하는 안전 지침들이 사실상 무의미하다는 지적이다. 대중 앞에 얼굴과 모습을 드러내는 직업 특성상 촬영 동안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녹화에 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최근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작품 및 시청자 편의를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한들, 하루 500명~600명이 넘는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는 상황에 똑같이 방송 중 ‘노마스크’를 준수하는 것이 시국의 위험성을 간과한 또 하나의 ‘불편함’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3월 국내 코로나19 대유행이 본격화하면서 연예계 제작발표회나 기자간담회 등 대면 행사는 최소한의 출연진, 관계자들만 참석한 온라인 간담회 형식으로 대체됐다. 나아가 약 9개월이 지난 12월, 마스크 착용에 대한 인식이 강화된 현재는 안전 확보를 위해 출연진과 출연진 좌석 사이 아크릴 벽을 설치하고 출연진 전원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간담회에 임하는 풍경이 업계는 물론 대중의 인식에도 자연스럽게 자리잡은 모습이다.

방송 중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모습에 일부 누리꾼들의 쓴소리를 들었던 MBC ‘나 혼자 산다’, SBS ‘불타는 청춘’ 속 방송화면.
그럼에도 아직 TV 방송 중 연예인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을 좀처럼 만나보기 어렵다.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극 중 세계관이 확실한 드라마나 예능, 가창력이 필요한 음악 프로그램들 등에 적용하기 어려운 탓이다.

일부 연예인들은 방송 영상이었지만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모습으로 일부 누리꾼들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 개그우먼 박미선은 최근 자신의 유튜브 웹예능 영상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있다는 항의 댓글을 받았고, 지난 8월 말 SBS 예능 ‘동상이몽2-너는 내운명’에 출연한 배우 송창의 부부는 일명 ‘턱스크’(턱에 마스크를 걸친 것)로 마트 쇼핑 중인 화면이 방송돼 지적을 받았다.

이에 대해 한 A 종편 방송사 PD는 “연예인들의 얼굴 표정, 입모양 등 비언어적 제스처까지 스토리 전달 요소로 기능하는 방송 프로그램의 특성상 마스크 착용을 적용할 수 있는 경우가 많지 않다”며 “시청자들의 이해를 도와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먼저이기 때문에 고민은 늘 하고 있지만 어떻게 효과적으로 (마스크 착용을) 적용시킬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고민을 토로했다. 또 “가수들의 가창력이 필수인 가요 프로그램이나 오디션 프로그램의 경우는 마스크 착용이 출연자나 오디션 참가자의 실력, 합격 여부 등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큰 변수가 되는 만큼 더더욱 적용이 어렵다”면서도 “최대한 촬영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여러 대안들을 강구 중”이라고도 덧붙였다.

B 제작사 대표 역시 “드라마와 영화의 경우는 특히 시기, 장소와 관계없이 여러 다양한 대중에게 소구될 수 있는 작품을 제작해야 하는 만큼 촬영 당시 현실에서의 시대적 특성이 드러나지 않고 작품에 몰입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배우의 언어적 대사 못지 않게 지문에 드러나는 비언어적 요소들이 극의 전개와 감정이입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만큼 (마스크 착용이) 불가능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다만 방송의 큰 흐름과 기획 의도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방송 중 마스크 착용을 시도 중인 일부 예능 프로그램들의 시도들 역시 눈에 띈다.

장성규가 출연하는 ‘워크맨’과 황광희가 나오는 웹예능 ‘네고왕’ 등 유튜브 웹예능과 MBC ‘구해줘! 홈즈’,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등 시민과 함께 호흡하는 야외 콘셉트의 예능 프로그램들의 경우, 명확한 의사소통과 정보전달, 시식과정이 필요한 장면들을 제외하고는 출연진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장면들을 자연스레 내보내 호평을 얻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하재근 평론가는 “프로그램과 작품의 완성도와 재미 못지않게 방송이 지닌 공영성의 의무, 방송이 제공해야 할 시의성에 관심을 두는 여론이 많아지고 있는 것 같다”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노력에 예외는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대중의 위기의식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연예계 대규모 확산 여파로 그 심각성이 더욱 고개를 든 것이다. 모두가 적용은 어렵겠지만 인식이 커진 만큼 마스크 착용 가능성을 다각도로 검토해볼 필요는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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